위성방송, PP 선정 잘 될까

 

 한국디지털위성방송(대표 강현두)이 23일부터 프로그램공급업자(PP) 신청서 접수를 개시함에 따라 기존의 케이블TV방송국(SO)과 경쟁해야 하는 위성방송 채널구성이 어떻게 이뤄질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위성방송은 이미 200여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O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의 무기라 할 수 있는 ‘다채널’을 갖고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나 ‘차린 것은 많은데 먹을 것 없는 밥상’으로 변질될 경우 가입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방송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채널의 부실화다.

 위성방송은 최근 사업자 설명회에서 신청 장르를 12개로 구분하고 각 PP가 해당 장르를 선택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토록 했으나 일부 장르의 경우 구분이 애매해 혼선이 예상된다.

 복합 장르의 성격을 띤 스포테인먼트 채널의 경우 오락·스포츠 장르로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며 오락·교육·정보·취미/생활 등의 장르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인 사업자들은 경쟁률이 낮은 장르로 막판 변경 접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PP들이 위성방송 사업권 확보를 위해 갑작스럽게 신청 장르를 바꿀 경우 위성방송의 양질의 콘텐츠 확보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위성방송은 이와관련, 편성계획을 면밀히 검토해 신청 장르가 합당한지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신청 장르의 타당성을 판단할 편성비율을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번 등록제를 통해 2개 이상의 채널을 확보한 복수PP(MPP)들 가운데는 일단 다수 채널 등록증만 교부받자는 업자들도 적잖게 섞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위성방송의 채널구성이 부실해질 경우 방송위원회도 등록증을 너무 남발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PP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성방송이 내실있는 채널 구성으로 사업을 개시하지 못하면 케이블TV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물론 조기 가입자 확보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콘텐츠의 옥석을 가릴 만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