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7)ETRI SiGe 소자팀

전파를 이용해 정보신호를 전송하는 무선통신이 최근들어 급속도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무선통신 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하는 반도체 소자에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 소자에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갈륨아사나이드(GaAs)를 비롯,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실리콘게르마늄(SiGe), 실리콘카바이드(SiC) 등이 있다. 이 가운데 SiGe 화합물반도체는 1∼100㎓ 주파수대역에서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과 성능, 신뢰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무선통신용 소자는 물론 산업기기·컴퓨터·각종 부품에 실장되면서 차세대 고주파 IC용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회로소자연구소 화합물반도체연구부 SiGe소자팀(팀장 강진영)은 RF반도체 부품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12여명이 무선통신시스템의 성능을 좌우하는 반도체 소자와 핵심 RFIC칩을 연구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SiGe는 실리콘과 게르마늄 원자를 합성해 만든 화합물 반도체로 아직은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실용화가 안됐지만 실리콘 반도체이면서 빠른 동작 특성이나 선형성, 고주파 잡음, 저주파 잡음, 낮은 전류에서의 높은 전류 이득으로 인한 저전력 특성이 우수해 수㎓대까지의 고주파 고속통신 분야의 RFIC나 광통신용 IC를 저가격에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따라 SiGe 반도체는 현재 GaAs 등 화합물 반도체의 고속 응용 영역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고 있으며 실리콘 기술이 0.1㎛ 이하로 내려가기 전 존재하는 상호보완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RFIC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iGe은 실리콘을 기반으로 해 일반 CMOS 논리소자에서부터 고주파소자까지 한 칩에 집적화(시스템온칩)가 가능해 제품의 소형화와 경량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의 SiGe소자팀에서는 이종접합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인 HBT 및 BiCMOS 소자개발을 필두로 셀룰러, PCS, IMT2000, 블루투스, GPS, WLL, DSRC 등에 소요되는 RFIC 셀 라이브러리를 설계해 통신부품 업체에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엔 SiGe HBT 제조기술을 개발, 광전자 반도체에 기술을 전수했고 광인터넷용 수광소자(PD)도 개발했다. 현재 HBT소자보다 한 단계 더 진보된 BiCMOS를 개발중이다. 이 제품 개발에는 S&S테크놀러지스가 공동으로 참여, 응용제품 회로설계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HBT는 RF회로에만 용도가 국한되지만 BiCMOS는 CMOS를 탑재했기 때문에 CMOS와 HBT의 장점만을 활용해 CMOS 디지털 논리회로와 BBA(Base Band Analog)회로, IF(중간주파수)회로 및 RF(Radio Frequency)회로를 모두 집적해 소형화할 수 있고 전력소모도 25%이상 절약할 수 있는 소자다.

 이 BiCMOS는 현재 세계적으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IBM, SGS 톰슨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활발히 개발하고 있다.

 ETRI는 BiCMOS 제조기술 개발이 거의 완료단계에 있으며 이 기술을 이용해 5.8㎓의 ITS-DSRC 칩세트, 차세대 블루투스, WCDMA/IMT2000 칩세트, 파우어 앰플리파이어는 물론 초고속인터넷의 광전송용 PD, AGC 프리 앰플리파이어, LD 드라이버 등을 개발중이다.

 SiGe 반도체 기술은 기존 CMOS의 개량에도 활용돼 SiGe/SiGeC의 양자채널 구조를 채택하는 이종접합CMOS(HCMOS)를 제작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한 차세대 D램 및 10㎓급 이상의 초고속 CPU 등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HCMOS에 대한 기초연구는 MIT대, 인텔 등에서 진행중이며 ETRI에서도 연구가 한창이다.

 강진영 SiGe팀장은 “SiGe반도체는 고속동작에서의 성능, 집적화, 생산단가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산업의 핵심기술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했다”며 “삼성전자, 페어차일드코리아, KEC 등에 에피성장 공정을 지원해 실리콘게르마늄 반도체 기술을 검증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