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이른바 첨단과학이 이끌 것이라는 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미 세계는 인터넷을 선두로 한 IT의 파고에 휩싸여 있다.
변화의 시대에 한국이 뒤처져 있지 않다고 자부한다면 ‘PC방’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국내 정보인프라 구축에 한 축이 되었을 뿐 아니라 인터넷 생활화의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PC방이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이끌려 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한 PC방이 최근 ‘디지털도서관’으로 변신했다. 인터넷 챔피언이란 이름의 이 PC방은 아예 상호를 디지털도서관(대표 백용기)으로 바꿨다. 디지털도서관은 이제 더이상 게임을 즐기는 장소가 아니다. 이제부터는 컴퓨터를 통해 전자책(e북)을 읽거나 교육교재를 다운로드해 공부하는 도서관이다.
디지털도서관은 e북 서점인 드림북(http://www.dreambook.co.kr)으로부터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등 어학책과 컴퓨터 관련서적, 청소년 교육교재 등 800여종의 e북을 납품받아 자체 전자도서관을 구축했다. 이용자들은 PC를 통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e북을 선택, 독서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다. 초중고생 대상의 학습정보 사이트인 아이넷스쿨(http://www.inet-school.co.kr)과 제휴해 온라인 과외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넷스쿨을 통해 초중고 전과목 학습자료와 온라인 강의를 받아 볼 수 있으며 중간·기말고사, 각종 경시대회, 영어 듣기평가 예상문제 등을 다운로드해 자가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다.
또한 외국어 공부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 온말닷컴(http://www.onmal.com)이 로제타스톤 언어학습 프로그램에 따라 제공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특히 학습자의 음성을 인식해 이를 원어민의 발음과 비교해 보여줌으로써 발음 훈련에 최적이다.
심지어 컴퓨터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디지털도서관은 인터넷홈스쿨(http://www.vrstudy.co.kr)의 컴퓨터 강의, 영어 강의, 경제 강의을 제공한다. 이 중 컴퓨터 강의는 컴퓨터 초보에서 컴퓨터 관련분야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교육 콘텐츠도 준비돼 있다. 교육 전문포털인 배움닷컴(http://www.baeoom.com)의 콘텐츠를 통해 일반인을 위한 어학 강의, 자격증 교육, 법학 강의 등을 제공한다. 특히 정보 기술교육, 경영교육 등 쉽게 접하기 힘든 수준높은 교육용 강의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 모든 문화·교육 콘텐츠를 ‘디지털도서관’ 한 곳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대전에 문을 연 디지털도서관은 국내 첫번째 사업모델이다. 이제 막 싹튼 새싹인 셈이다. 이런 문화와 교육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디지털도서관이 2년 전 ‘PC방 열풍’처럼 다시 한번 전국을 강타할 때 우리나라도 ‘문화강국’의 꿈을 꿀 수 있을지 모른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