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단말기 분실보험 `보조금`으로 악용 의혹

 특정 이동전화사업자가 이동전화단말기 분실보험을 단말기 가격을 인하해 주는 실질적인 보조금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이동전화사업자는 이같은 단말기 분실보험처리 과정에 특정 보험회사와 사전교감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어 이동전화사업자와 보험회사간 사전담합 의혹도 일고 있다.

SK신세기통신(대표 김대기 http://www.shinsegi.com)은 최근 단말기 분실보험을 이용해 구형단말기 보유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기기변경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D사 등 3개 보험회사와 지난 1월부터 단말기 분실보험을 체결하고 자사 우량가입자를 보증보험에 무료가입시킨 뒤 이달부터 고객센터를 통해 텔레마케팅을 실시해 구형단말기 보유자를 대상으로 단말기 기기변경을 권고하고 있다. SK신세기통신은 고객센터를 통해 보너스 포인트 1만점이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단말기 분실신고를 할 경우 10만원에 신형단말기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SK신세기통신은 우수고객 13만여명 중 일부 고객에게 이같은 텔레마케팅을 실시중이라며 현재까지 분실보험을 이용한 고객은 270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SK신세기통신은 보험사로부터 받은 25만원과 가입자가 부담하는 10만원 등 총 35만원으로 단말기를 교체해주고 있다. 현재 분실 교체용으로 지급하는 단말기는 LG전자 i북 시리즈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SK신세기통신은 단말기를 분실하지 않은 고객에게 단말기를 분실한 것처럼 분실신고서를 작성토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방식은 분실단말기에 대한 보험사 확인과정이 부실하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 보험회사에서 분실여부 확인을 위해 일주일간 전화확인 절차를 두고 있지만 허위 분실자가 의도적으로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사실상 분실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 회사에 따르면 보험회사 직원이 이달부터 SK신세기통신 내부에 상주하면서 보험처리를 전담하고 있으며 양측이 사전에 이같은 분실보험 처리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담합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SK신세기통신은 SK텔레콤과의 기업결합 이후 시장점유율 축소 문제로 지난 4월부터 신규가입자를 받지 못하는데다 마케팅 규제로 기존 고객 이탈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신세기통신 고객지원센터는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경찰서에 가서 분실신고할 경우 분실보험금 25만원을 지급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10만원만 내면 새로운 단말기로 교체해 준다”고 말해 이같은 방식이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SK신세기통신 관계자는 “이러한 제도는 기존 우수고객에게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달부터 본격 실시돼 아직까지는 이용자가 미흡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단말기 분실보험 서비스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실시중이다. KTF는 016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했으며 018은 지난 1월부터 이달말까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중에 있다. 017은 지난 1월부터 분실보험서비스제도에 들어가 오는 6월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