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게임 중독의 심각성이 청소년층을 넘어 대학 캠퍼스에까지 파급, 일선 대학에 게임중독 대학생을 상대로 한 전문상담 프로그램이 개설되기에 이르렀다.
고려대 학생생활연구소(소장 안창일 교수)는 23일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게임중독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고려대 심리학과의 인터넷중독 온라인상담센터(http://www.psyber119.com)에 게임을 과도하게 함으로써 당사자는 학업을 방해받고 주변에서는 인간관계의 단절로 고통을 받는다는 상담요청이 쇄도하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1만2000여건의 접속건수를 보인 이 사이트에는 게임중독으로 대학생활에 실패하고 연인관계마저 위협받는다는 여학생의 글 등 게임중독으로 인한 폐해를 토로하는 글들이 가득하다.
“게임을 하지 않았을 때는 과 회장에다 학업성적도 평점 4점이 훨씬 넘을 정도로 우수해 전학기 장학금까지 타던 애가 2년이 넘게 게임에 빠진 후 학사경고까지 받게 됐어요. 결국 제 때 졸업도 못하고 한 학기를 더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에 헤어지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구요. 그래서 겜(게임)하면 안사귄다고 협박하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봐도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지금은 거의 체념상태입니다.”
안창일 소장은 “최근 게임중독 문제로 인해 고통받는 대학생들이 많다”며 “정작 게임중독 당사자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므로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상담을 권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