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국산 자동차라고 알려져 있는 현대자동차의 포니가 등장한 것은 75년 12월. 하지만 포니는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을 외국 기술에 의존한 한계를 갖고 있었다. 엔진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액센트가 선보인 것은 포니 등장 후 20여년이 지난 94년 3월. 그만큼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필컴(대표 이천우 http://www.philcom.co.kr)이 최근 출시한 필캐드는 엔진을 자체 개발한 국산 캐드 프로그램이다. 캐드 프로그램은 제품 설계에 필요한 각종 연산을 한치의 오차 없이 해야 하기 때문에 엔진 개발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필컴은 7년에 걸쳐 필캐드를 개발했다. 따라서 한 푼의 로열티도 해외로 나가지 않는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객체지향언어인 C++로 엔진을 자체 개발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빠르게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외산 엔진을 사용한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엔진의 모든 특성을 필컴의 기술 인력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술 지원도 신속히 이뤄진다.
이 제품은 국내 캐드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오토캐드와 인터페이스가 유사해 오토캐드 사용자는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오토캐드의 파일 형식인 DXF나 DXG를 지원해 파일 호환성도 갖추고 있다. CPU 성능이나 메모리 용량이 낮은 시스템에서 실행되는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국산 제품만의 장점인 완벽한 한글 메뉴와 다양한 한글 글꼴 지원도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준다.
필컴은 이 제품을 이용해 건축 설비 전용 캐드 프로그램인 필캐드AFD도 함께 선보였다. 이 제품은 도면을 그리면서 물량이 자동 계산되기 때문에 작업 시간이 줄어든다. 또 각종 부자재나 부속에 원하는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 도면 관리가 원활하다.
이 제품의 가격은 외산 제품에 비해 20분의 1정도인 20만원대이며 현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필컴은 내년 초에 3차원 도면을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