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 맞수]인스턴트 메신저

사진;김근태 디지토닷컴 사장(왼쪽)과 윤희진 버디버디 사장이 메신저 시장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스턴트 메신저(IM)’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쪽지 수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서 최근에는 파일 전송, 영상 채팅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네티즌의 필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부상했다.

 버디버디(http://www.buddybuddy.co.kr)와 디지토닷컴(http://www.digoto.com)은 야후, MSN, AOL 등 외국 메신저에 맞서 국내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대표적인 토종 메신저 업체다. 김근태 디지토닷컴 사장(40)과 윤희진 버디버디 사장(36) 역시 시장에서는 서로 경쟁 관계지만 누구보다도 ‘토종 메신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공교롭게도 본사 사무실 역시 서울 역삼동에서 길 하나를 놓고 마주 보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메신저 전문업체로 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닮은 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개성이 강하다. 경영 스타일 역시 자기 색깔이 분명하다.

 김근태 디지토닷컴 사장은 마당발로 소문 나 있을 정도로 대외 활동이 왕성하다. 지난 99년 한국콘텐츠사업연합회 회장을 맡은 이래 3년 가까이 장기 집권(?)할 정도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밀어붙이는 추진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김 사장의 강점이다. 지난 86년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과를 졸업하고 영어 교사로 재직하다가 회사를 창업한거나, 지난 95년 디지토를 설립한 이래 인트라넷 업체에서 데이터베이스 업체에 이어 메신저 업체로 과감하게 사업 방향을 선회한 것도 이 같은 경영 스타일에서 연유한다. 특히 98년 외산 메신저에 맞서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소프트메신저’ 를 개발한 것도 김 사장 특유의 돌파력 때문에 가능했다.

 반면 스스로 거리낌없이 ‘은둔형 사장’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자기 PR에 인색한 윤희진 버디버디 사장은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다. 경영 스타일 역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한 가지 사업으로 승부를 거는 식이다. 버디버디가 디지토닷컴보다 뒤늦게 출발했지만 동시 접속자 수가 13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도 다른 쪽에 눈 돌리지 않고, 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쉬운 서비스 개발에 전념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학교를 졸업하고 LG와 삼성 엔지니어링에 근무할 시절 국내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엔지니어링 아키텍처 능력을 인정받은 윤 사장은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버디버디를 AOL 메신저 버금가는 세계적인 메신저로 키울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이버 세계에서 맞수로 만난 두 사람이 차세대 커뮤니케이션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을 놓고 어떤 진검 승부를 벌일 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