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체, 해외진출 위해 회사이름 바꾼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면 회사이름부터 바꿔라.’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차원에서 발음하기 어렵거나 긴 회사이름을 짧고 세련된 영어이름으로 속속 바꾸고 있다.

 검사장비 전문 개발업체인 연우엔지니어링은 94년 회사설립 이후 6년여 동안 사용해오던 회사이름을 지난해 말을 기해 메카텍스(MeccaTechs)로 바꿨다. 지난해부터 수출시장에 뛰어든 이후로 한자와 영어의 합성어보다는 상징적이면서도 외국인이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변경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또 다른 검사장비업체인 인터스타테크놀러지가 85년 삼호엔지니어링으로 회사를 설립했으나 수출과 매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기억하고 발음하기 쉬운 지금의 회사이름으로 변경했다.

 특히 ‘엔지니어링’을 포함한 회사이름이 마치 산업설비만을 생산하는 단순 제조업체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어 해외진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영문위주의 개명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포토마스크 보호막인 펠리클을 비롯해 온도조절장치(칠러)를 생산하는 화인반도체기술(Fine Semitech Co.)은 개명작업을 추진중이다.

 87년 회사설립 당시 국내 반도체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고무돼 회사이름에 반도체란 단어를 삽입했다. 하지만 타 산업과는 달리 반도체산업은 호황과 불황의 격차가 너무 심해 회사 경영내용과 상관없이 반도체 불황이 닥칠 때마다 회사 이미지까지 나빠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상반기중 회사이름을 영어 약자표기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한글표기에서 반도체 단어를 뺀 영문 이니셜 FTS로 통일하기로 하고 개명작업을 추진중이다.

 영문이름 및 영문 이니셜을 활용한 작명 추세는 신설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설립된 전공정장비 개발업체 ATL(Advanced Technology Line)을 비롯해 화학연마장비업체 쎄미콘테크, 웨이퍼 반송 자동화설비업체 아이램테크, 반도체 검사 프로그램 개발업체 아이세미콘 등이 지난해 회사설립과 함께 사업 세계화를 고려해 영문이름을 택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