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디지털TV전송방식테스트 우려

 최근 일각에서 시행할 예정인 디지털TV 전송방식 비교테스트에 대해 가전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가전3사는 방송위원회와 MBC가 지상파 디지털TV 본방송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미국(ATSC 8VSB)방식과 유럽(COFDM)방식을 대상으로 디지털TV 전송방식 비교테스트를 실시키로 한 것은 디지털TV 본방송을 지연시키려는 방해공작에 불과하다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가전3사 디지털TV연구소 관계자들은 “방송위와 일부 방송국이 작년 시험방송 때와 마찬가지로 본방송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비교테스트 실시를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동안 심심치 않게 불거져 나온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에 대해 맞대응을 자제해 온 가전3사가 이처럼 강도높게 반박하고 나선 것은 방송위와 MBC가 비교테스트를 빙자해 디지털TV 본방송실시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어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검증과정을 거쳐 미국방식이 한국실정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된 마당에 최근 방송위원회가 타이완TV협회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마치 유럽방식이 미국방식보다 월등히 우수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전혀 일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유럽에서는 SD급으로 디지털TV방송을 실시하고 있어 HD급 디지털TV방송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다”며 “만일 유럽방식이 채택된다면 그것은 유럽방식이 아닌 변형된 우리만의 독자방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가전3사 디지털TV사업부 관계자는 “오는 2005년 1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전3사가 수년간 수천억원을 쏟아부으면서 애쓰는 상황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발목잡기에 나선 방송위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