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목요일 오후 2시. 코엑스 신관 1층 인도양홀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오는 관람객들로 초만원을 이뤘다. 국내 최대의 사진광학기자재전을 관람하기 위한 발길이다. 목에는 사진기를 걸고 어깨에는 사진가방을 둘러멘 사진가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사진영상기자재전답게 사진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거 참관, 시장조사와 상담으로 분주했다.
올해의 색깔은 그 어느 해보다 선명하다. ‘Photo with Digital’
사진산업의 영원한 제왕일 것 같던 필름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디지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10주년을 맞은 올 사진영상기자재전에서도 필름카메라와 아날로그인화장비를 내몰고 디지털카메라와 디지털사진인화장비가 전면으로 부상했다.
가장 성황을 이룬 부스는 역시 캐논·올림푸스·후지필름·니콘·펜탁스 등 카메라업체와 노리츠·아그파·코니카·그레탁이미징 등 디지털사진인화기업체 부스.
캐논과 니콘 및 올림푸스는 자사의 카메라와 렌즈의 성능을 관람객들이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원경촬영대를 마련해 관람객들을 불러모았다. 캐논은 패션쇼 취재현장을 본뜬 듯 무대의상을 잘 차려입은 모델을 내세워 사진촬영 서비스를 제공했고 코니카는 발로 연주하는 전자피아노 건반을 설치 전시장을 웃음으로 채웠다.
사진인화전문점용 인화장비(일명 미니랩)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은 지대했다. 특히 완전 디지털로 작동되는 신제품을 선보인 후지필름·노리츠·아그파·코니카·유닉스포토·그레탁이미징 부스는 현장에서 구입상담이 줄을 이었다. 가장 인기를 모은 코너는 1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디지털페스티벌 코너. 전시장 뒤쪽에 설치된 이벤트장소에서는 디지털카메라의 기본개념과 촬영법에 대한 간단한 강의와 함께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해 주는 서비스를 후지필름과 올림푸스가 제공해 체험서비스로 인기를 모았다.
특히 올 전시장의 빅이슈는 즉석 사진인화자판기. 올림푸스 전시장에 설치된 이미지탱크, 아이시스산업의 ID포토시스템, 컴텍멀티미디어의 포토존플러스 등이 그것으로, 해당 부스마다 장사진을 이뤘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사진작가들의 누드·풍경사진전도 쉬어가는 코너로 인기를 모았으며 전시장 뒤편에 마련된 휴게실과 스낵코너 및 프레스룸은 사진영상기자재전의 서비스 정신이 한층 세련돼졌음을 확인케했다.
충무로에서 대형사진출력업체를 운영한다는 박수환씨(42)는 “매년 빠짐없이 관람해왔는데 올해만큼 변화가 두드러진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이제는 사진산업에서도 디지털이 대세임을 실감했다”고 감탄을 표했다.
19세기 중반부터 꽃핀 사진산업은 21세기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