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보안업체들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달 안철수연구소·하우리·시큐어소프트가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21일 소프트포럼이 코스닥등록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함으로써 이들 기업이 예비심사를 통과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하반기부터는 코스닥시장에 보안 테마가 큰 관심사로 대두할 전망이다.
이미 등록된 퓨쳐시스템·싸이버텍홀딩스와 함께 이번에 심사청구한 보안 대표기업들의 코스닥등록이 이뤄질 경우 보안테마군의 면모를 확실하게 갖추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안주로 묶여 테마의 수혜를 톡톡히 봐온 몇몇 업체들의 경우 보안을 주력으로 하기보다는 사업부문 중 보안사업을 일부 수행하고 있거나 유통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업체들이 속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심사청구 업체들의 등록이 이뤄질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모두 보안전문업체면서 기술력을 겸비하고 있어 기존 업체들과의 ‘자리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보안시장 급성장=지난 99년까지만 해도 450억원 수준에 머물던 국내 정보보안시장은 지난해 1500여억원 규모로 확대되는 등 1년 새 3배 이상 증가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20∼30개에 불과하던 업체수도 최근에는 200여개사로 늘어났다. 특히 오는 7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시행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및 공공기관 등의 정보보안 수요가 크게 늘어나 올해 정보보안 시장규모는 지난해의 10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시장도 연평균 25.7%의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IDC에 따르면 세계 정보보안 시장은 지난 99년 약 55억달러에서 올해 약 87억달러, 2004년에는 172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시장이 가장 큰 미국은 99년 28억달러에서 2004년 82억달러로 세계시장의 50%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 국제경쟁력 있어=국내업체들의 기술수준은 미국, 이스라엘 등 보안선진국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다. IT 선진국인 미국에 비해 다소 열위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나 일본보다 앞서 있다. 이에따라 최근에는 국내 정보보안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해외 선진업체들이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유럽시장보다 이제 막 성장단계에 접어든 동남아시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일본정부가 지난해 정보통신망 확충작업에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고 다른 국가의 보안제품에 대해 개방정책을 펼침으로써 국내업체들의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수출품목은 그동안 정보보안 솔루션의 대명사 역할을 해온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을 비롯해 앤티바이러스(백신), 보안메일제품, 각종 PC보안제품 등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에는 업체마다 종합보안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경쟁력있는 솔루션 벤더 중심의 인수합병(M&A)를 통한 시장재편 가능성도 높다.
◇코스닥시장내 보안주 위상=현재 보안주들은 실적을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망에 따른 미래성장성뿐만 아니라 실적 호전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될수록 강조되는 것이 정보보안인 만큼 보안주의 상승행진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업계 대표주들이 등록할 경우 현재와 같은 몇몇 보안관련주들이 이끄는 허술한 테마가 아니라 보안장세는 코스닥의 견인세력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특히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앤티바이러스의 세계적인 회사로 코스닥시장내 보안대표주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 펜타시큐리티, 인젠, 데이타게이트, 어울림정보기술 등도 올해중 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이 경우 보안 분야별로 대표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 포진, 보안테마가 보다 세분화 될 가능성도 있다. 공개키기반구조(PKI)는 소프트포럼과 이니텍·펜타시큐리티, 앤티바이러스는 안철수연구소·하우리, 방화벽은 시큐어소프트·어울림정보기술·한국정보공학, 침입탐지시스템(IDS)은 인젠·데이타게이트, 가상사설망(VPN)은 퓨쳐시스템 등으로 나뉘어 별도의 테마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보안업체들의 지속적인 주가상승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이 아닌 수출이 주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교보증권의 황성진 애널리스트는 “IT주 중에서 보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지난달과 이달 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한 업체들 모두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경우 ‘보안테마’는 IT 테마군 중 가장 안정된 테마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