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의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50L급이 고작이었던 김치냉장고의 용량이 이제는 200L급에 육박하고 있다.
만도공조가 올 초 170L를 선보인 데 이어 LG전자가 오는 6월 200L급을 내놓기로 했으며 삼성전자도 하반기중 190L와 200L급 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센추리·캐리어·신일·빌텍 등 중소브랜드들도 130L급 이상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어 이제 시장에서 100L 미만의 제품은 구경하기 조차 어려워졌다.
이같은 김치냉장고 대형화 경쟁은 소비자들이 김치냉장고를 더이상 김치 보관용으로만 사용하지 않고 야채와 과일은 물론 각종 어육포와 곡류까지 꺼내 김치냉장고로 옮겨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치냉장고 대형화는 우선 용량이 대형화될 경우 적정보관온도에 차이가 있는 김치와 야채 및 과일류의 보관온도를 맞추기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 A사의 경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온도조절용 부품인 컴프레서를 2개 장착했다가 소음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B사는 위칸은 뚜껑식, 아래칸은 서랍식으로 설계해 절충을 꾀했으나 서랍식의 온도조절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또 용량이 지나치게 대형화되면 기존 냉장고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한쪽은 얼고 한쪽은 상하는 불균형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밖에 200L급 정도에 이르면 50평 이상의 아파트나 고급빌라를 제외하고는 설치공간을 마련하기가 곤란해져 이미 일부 가정에서는 김치냉장고를 안방이나 베란다 및 거실에 놓고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치냉장고의 용량대형화는 200L 초반대가 한계점일 것”이라며 “더 큰 용량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유럽형의 냉동고와 같은 형태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