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쥬라기원시전2 인기몰이

 ‘둥둥둥…’

 다급한 북소리가 쥬라기섬의 새벽을 깨운다. 공룡의 습격이라도 있는 것일까. 대족장의 막사 앞에는 이미 족장들이 모여 있다. 하나같이 굳은 얼굴. 분명 큰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 늙은이가 피를 흘리고 누워 있다. 피살이다. 어둠속에서 모여든 원시인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늙은이는 다름 아닌 대족장 루와타가 아닌가.

 안개 저편 어디선가 육식공룡 티라로사우르스의 긴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불길하다.

 국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쥬라기원시전2’(이하 쥬라기2)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쥬라기2는 제작비 35억원, 제작기간 3년 이상이 투입된 국산 블록버스터 게임. 웬만한 우리 영화보다 많은 제작비와 제작기간 때문에 출시 이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던 작품이다. 출시 한달전 베타테스터 공개 모집에서는 4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쥬라기2는 지난달 24일 출시 하루만에 초도물량 3만장이 모두 소진되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쥬라기2의 주제는 1편에 이어 다시 전쟁이다.

 1편이 지도자 루와타가 쥬라기섬을 평정하면서 막을 내렸다면 2편은 루와타 피살 이후의 ‘포스트 루와타 시대’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세월이 흐른 만큼 1편보다 더욱 화끈한 ‘원시전’이 기다리고 있다.

 원시인·엘프·티라노·데이몬 등 4개 종족이 각기 다른 무기와 전략으로 쥬라기섬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격돌한다.

 스타크래프트류의 전략 게임과 달리 롤플레잉 요소를 도입한 것은 쥬라기2의 두드러지는 특징. 유닛은 공룡을 사냥하거나 적을 죽이게 되면 경험치가 쌓여 레벨이 상승하게 된다.

 1편에 비해 공룡의 활약이 많아 진 것도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 육식 및 초식 공룡들은 유닛을 습격하기도 하고 한 종족의 유용한 먹거리가 되기도 한다.

 16비트 컬러, 탁월한 광원효과 등 화려한 그래픽도 이 게임의 백미다.

 쥬라기2는 ‘게임속 전쟁’뿐 아니라 ‘게임밖 전쟁’도 부르고 있다.

 쥬라기2는 초도물량 3만장이 순식간에 매진된 데 이어 추가물량 2만장도 거의 소진될 태세다. 이쯤되면 전략게임의 왕좌를 지켜온 스타크래프트도 위협할 만하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전략게임 판매 수위를 놓고 쥬라기2와 스타크래프트의 총성없는 전쟁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쥬라기2 출시사인 위자드소프트는 초반 여세를 몰아 올해 3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다는 목표다. 돈으로 환산하면 100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린다는 야무진 포부다. 이미 5년전 출시된 쥬라기원시전1편은 20만장이나 팔리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국내 시장에서 국산 단일 게임이 30만장 이상 팔린 예가 거의 없기 때문. 게임의 완성도를 떠나 30만장 이상을 팔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쥬라기2의 초반 인기가 ‘반짝 돌풍’에 그칠지 아니면 ‘메가톤급 태풍’으로 게임가를 몰아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