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저작권관리(DRM)업체들이 극심한 매출 부진 및 수익성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DRM업체들은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콘텐츠 유료화 지연과 주고객인 기업층의 DRM에 대한 인식부족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이에따라 경영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얼어붙은 자금시장으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현황=DRM업체들은 최근까지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기술개발 및 마케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그러나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5월 중순 현재까지 연간 매출실적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간매출이 수백만원에 불과한 업체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업계의 매출은 사실상 기업으로서 의미가 없을 만큼 미미한 실정”이라며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인=우선 콘텐츠제공업체(CP)들의 콘텐츠 유료화 지연 및 미비가 가장 큰 요인이다.
DRM업체들은 지난해부터 CP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구사했으며 그 결과 일부 업체가 전자책 및 인터넷포털 업체를 대상으로 다양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물론 계약방식은 사용자가 지불하는 정보이용료의 일정금액을 로열티로 받는 것.
그러나 CP가 제공하는 유료 콘텐츠가 사용자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자연스럽게 DRM업계의 매출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또 새로운 수요 발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출상담이 크게 늘고 있으나 실제로 구매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망=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무궁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돈을 내고 정보를 이용하는 콘텐츠 유료화가 현실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의 매출은 당분간 극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덤핑 경쟁의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물론 장기적인 시장전망은 매우 밝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디지털 콘텐츠 보호내용을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시장활성화가 예상 외로 급류를 탈 가능성도 높다. 또 해외시장도 표준화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망이 밝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