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장비 외부개방에 인색

국내 대학들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연구장비를 벤처기업이나 출연연 등 외부 연구기관에 개방하는 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출연연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산·학·연 연구사업 등에 연구장비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데 비해 대학의 경우 실험실습기자재 위주로 학교 내 공동활용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과학기술부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최근 연구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 및 이공계연구소 389개 기관 2만2161종(총 1조9451억원 규모)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0년도 연구장비 공동활용실태’ 결과에 따르면 보유장비 중 연구주체기관들의 내외부 공동활용가능 장비는 50.4%인 1만1162종에 이르나 이 가운데 30.6%인 6775종만이 공동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출연연구소 및 국공립 연구기관의 경우 지난해 공동활용실적 29만4726건 중 내부 공동활용이 42.2%, 외부 공동활용이 57.8%로 고른 분포를 보였으나 대학 연구소의 경우 총 활용건수 243만2555건 중 외부기관의 이용건수는 1.5%인 3만5751건으로 연구장비의 외부개방에 극히 인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결과는 출연연구소의 경우 첨단장비를 산·학·연 합동연구를 위해 지속적으로 외부에 개방하고 있으나 대학 연구기관은 실험실습기자재 위주로 연구장비를 구입해 대내 공동활용 빈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출연연구소는 99년에 비해 내부 공동활용 건수가 6.2% 감소했으나 외부 공동활용 건수는 4만8747건으로 27.8%가 증가, 전체적으로 2.1%(15만8171건) 증가했다.

 연구장비의 외부공동활용 중 사용주체별로 보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장비는 45.5%가 대학, 40.5%가 산업체에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출연연 등 연구기관의 연구장비는 38.8%가 대학에서, 36.8%가 산업체에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체의 공동장비 활용건수 총 9만2856건 중 73.9%인 6만8580건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활용한 것으로 나타나 벤처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대학의 연구장비 공개가 확대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국내 대학 및 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장비 중 81.3%인 9393종 9574억3000만원이 외국산장비로 나타나 연구장비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