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전반기에 세계 산업용 로봇시장은 붐을 이뤘다. 당시 로봇은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로 여겨져 기업 및 개인들이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그러나 지난 86년을 기점으로 각국에서 로봇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해 많은 로봇업체들이 도산했다. 로봇시장은 88년에 되살아나 지난 90년에는 판매가 총 8만1000대에 이르렀으나 이후 주요 선진국의 불경기와 그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일부업체, 특히 일본업체들이 다시 타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세계 로봇시장은 지난 93년에 5만4000대로 격감했다가 97년에는 8만4000대까지로 증가했다. 이후 지난 98년 아시아지역의 불경기로 인해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7만1000대로 감소했다가 99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 판매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81,500대에 이르렀다.
국제로봇기술연합회(IFR: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와 유럽UN경제위원회((UNECE: United Nations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가 발표한 2000년도 세계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9년의 세계 산업용 로봇 매출액은 98년보다 7% 증가한 총 51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로봇 매출액은 전용 소프트웨어, 주변기기, 시스템엔지니어링 매출액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한편 로봇가격은 지난 80년대 이후 상당히 하락했다.
지난 90년대 중반 일본이 세계 로봇시장의 약 60%를 차지했으나 이후 미국과 유럽시장의 확대로 그 점유율이 내려갔다. 99년 각국 로봇시장 성장률은 일본이 전년대비 5%, 한국 70%, 미국 38%, 독일 6%, 프랑스 90%, 영국 9%, 이탈리아가 19% 성장했고 대만은 이 기간중 성장이 없었다. 또 99년도 나라별 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설치수는 일본이 가장 많은 280대, 그 다음은 싱가포르 148대, 한국 116대, 독일 102대, 스웨덴 69대, 이탈리아 67대 그리고 미국과 영국은 각각 48대와 23대다. 미국, 대만,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는 로봇의 30% 이상이 용접용이었으며 싱가포르, 일본, 폴란드, 핀란드에서는 조립 로봇을 더 많이 배치했다. 용접용 로봇이 많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자동차업체들이 주로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로봇시장의 성장은 제조부문이 주도해왔으나 이제 기로에 서 있다. 아직은 제조부문이 로봇산업에 성장의 기회를 열어주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로봇산업의 가장 큰 시장은 비제조업 부문, 특히 서비스부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당분간은 서비스 부문 시장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용 로봇은 분명히 발전하겠지만 체계화하지 않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격 대 효율성이 높은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건설분야와 같이 서비스 부문보다 체계화된 환경에서조차도 로봇의 응용은 제한적이다.
IFR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9년 세계 서비스용 로봇시장 규모는 6600대, 매출은 7억5000만달러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오는 2003년까지 서비스용 로봇시장은 급격히 확대, 4만94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대부분은 가정용 로봇이 될 것이다.
로봇시장은 전망이 밝다. IFR는 세계 로봇시장이 오는 2003년에 89만2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미국, 유럽 등 지역에서는 앞으로 다목적 로봇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경우는 로봇 설치자료가 없다. 그러나 중국은 급성장하는 나라고 자동차분야에 투자를 많이 한다면 로봇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낮은 임금의 노동력이 부족해져야 이 시장은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