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습은 태극2장부터입니다. 어제는 첫날이라서 좀 힘드셨죠? 자, 그러면 힘찬 기합과 함께 시작합니다. 얍!”
뒤이어 우렁찬 기합소리가 울려퍼지는 곳은 태권도장이 아니라 뜻밖에도 안방의 TV 앞이다. 에어로빅처럼 강습용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놓았나 싶지만 사실은 곧 개국할 ‘태권도TV’에 채널을 고정시킨 것.
태권도를 가르쳐주는 채널이 생긴다는 사실도 신기하지만 태권도 마니아들에게는 각종 전문 프로그램들이 방영된다는 점이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태권도대회 중계는 물론이고 킥복싱과 같은 해외 격투기에 팔씨름대회처럼 독특한 대회의 현장까지 찾아간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처럼 직접 대회장에 나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TV를 통해 실감나는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전문 레저스포츠 채널들이 성큼 시청자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TV속 좁은 화면을 통해 접하는 경기장면이 처음에는 다소 느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스릴을 한껏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채널의 매력이다.
게다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다양한 종목의 레저장르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TV 레저채널만의 장점이다.
태권도TV에서 우리 품새의 강인함과 절도를 맛보았다면 월드TV가 선보일 무술채널에서는 태권도 외에도 동양 각국 무술의 화려한 비장미와 넘치는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의 우슈와 태극권, 일본의 가라데에서부터 우리 전통무술인 합기도·선무도·기천도 등 이름도 생소한 무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영화 ‘와호장룡’에서 주윤발이 대나무 위를 사뿐사뿐 날아다니며 보여줬던 중국 무술의 아름다움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면 무술채널에서 쉽게 눈을 떼기는 어려울 듯 싶다.
자동차 전문 채널들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레이싱 경기 중계로 스피드광들을 유혹한다.
타이거풀스가 준비중인 스피드채널은 채널 이름 그대로 자동차 경주의 스피드를 한껏 만끽하려는 이들이 열광할 만하다. 유수의 레이싱 경기인 F3 대회의 운영권을 갖고 있는 만큼 각국의 내로라하는 레이서들이 펼치는 수준높은 속도의 향연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흙먼지를 날리며 폭발적인 굉음을 발산하는 자동차 경주를 한번 보고 나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채널들 역시 레저채널 운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광범위한 시청층은 아니더라도 확실한 마니아층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제휴업체를 통한 광고수익도 짭짤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채널 개국을 앞둔 미디어윌TV의 김문연 사장은 “모터스포츠 편성 등을 통해 스포츠 채널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룰 것”이라며 “자동차 관련협회들의 지역 채널 광고 등을 통한 수익창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