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하이닉스, "합작사 설립"

 “앞으로 3년 안에 커머셜 시장의 한국 내 3대 외국계 기업으로 키워낸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반도체와의 합작사 설립을 포함한 협력에 관한 논의를 구체화시킬 방침입니다.”

 이달 초 하이닉스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는 NEC가 팔리 바트로미우스 부사장을 통해 합작사 설립에 관한 논의 사실을 재개한다고 공식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NEC의 부사장인 팔리 바트로미우스는 29일 기자와 만나 “서버와 노트북을 포함한 커머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내 대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NEC의 공식 입장”이라며 “현재 하이닉스반도체의 자회사인 이미지퀘스트와 투자를 포함한 합작사 설립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NEC와 하이닉스는 그동안 서버와 노트북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합작사를 설립키로 하는 데 의견 일치를 보고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의를 벌여왔다. LGIBM과 유사한 합작사를 설립, 3년 내 한국 커머셜 시장에서 3대 외산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또 국내 여건이 어렵기는 하지만 개인용 시장에서도 5대 외산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물론 이 같은 논의는 NEC의 브랜드나 제품의 성능상 유통채널만 갖춰지면 국내 서버·노트북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부상할 수 있으리란 판단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미 노트북 시장에서는 선두권에 입성했다는 판단이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서버의 경우도 500대 이상을 판매했다. 따라서 유통채널과 대기업 협력사의 도움을 얻기만 하면 서버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하이닉스반도체일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하이닉스와 NEC의 ‘밀월관계’를 들고 있다. 모니터의 경우 이미 하이닉스로부터 전체의 40∼50% 가량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을 정도다. 물론 CD·HDD·메모리 등을 LG나 삼성 등으로부터도 구매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이 절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점을 들어 구매력을 앞세워 각종 협력관계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파트너로 하이닉스를 지목, 협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팔리 바트로미우스 부사장은 “SK그룹 계열사로부터 합작사 설립을 제의받았으나 여러 가지 여건상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하이닉스반도체와 합작사 설립이든 투자 형태든 협력관계를 강화해 한국 내 PC나 노트북·서버·단말기 등의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부상한다는 것이 기본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구체적으로 협력사를 밝힐 수는 없지만 30일에는 국내 3개 OEM 협력사와도 만날 것”이라고 밝혀 모종의 제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