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품 후지쯔HDD 대량 유통-AS 안돼 소비자 피해 우려

 일선 전자상가에 공식 대리점을 거치지 않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정품으로 둔갑,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용산 전자상가에 마치 정품처럼 스티커를 위조한 그레이(gray) 후지쯔 HDD가 대량 유통되고 있다.

 그레이 제품이란 공식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부품업체나 무역업체가 해외의 유통 업체로부터 직접 들여온 물건으로 품질은 정품과 같지만 공급채널이 달라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내서는 AS를 받기 어렵다.

 수입업체가 어디인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지금까지 이들 위조품은 1000여개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주로 20∼40Gb대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카드 리마킹은 있었지만 그레이 HDD가 스티커 위조과정을 거쳐 정품으로 판매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위조 제품은 한국후지쯔 대리점인 대원컴퓨터와 인텍앤컴퍼니·주영통신 등의 전화번호와 스티커 표기내용까지 똑같이 만들어져 있어 정품 여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후지쯔는 이에 따라 수입업자 또는 일선 유통업자가 스티커를 계획적으로 위조했다고 보고 수입업체를 파악하는 한편 판매업체에 대해 법적 대응키로 했다.

 한편 후지쯔 정품은 그레이 제품에 비해 5000∼1만원가량 높게 시세가 형성돼 있어 그레이 제품을 정품으로 판매할 경우 개당 5000∼1만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