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피아>전자시장의 미래

 데릭 리베어트 외 지음, 나노미디어 펴냄

 

 21세기 정보사회에서 산업활동은 어떻게 이뤄질까.

 제조업·서비스·재무·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미국의 최고경영자 12명이 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의 예측을 그려내고 있다.

 지구를 거미줄처럼 연결한 유무선 초고속망과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의 디자인은 이탈리아, 생산은 일본, 판매는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초국적 세계에서는 최고 기술과 규제없는 시장만이 살아남는 세상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저자들은 변화된 세상에서는 전통적 제조업으로 널리 알려진 포드시스템은 해체되고 소비자의 다변화된 요구에 따라 주문자생산판매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통신대역폭 확장에 따라 가능해진 상품 설계 시뮬레이션, 마케팅 계획, 수학적 모델링 등을 국경에 제한없이 실시간 공동작업이 가능해짐으로써 상품설계에서 제조, 생산, 유통, 서비스가 하나의 부서나 기업과 업계,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상품을 공급하던 산업시대의 관행이 더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되며 소비자의 유행과 입맛에 맞는 소비자 중심 공급으로 그 축이 움직인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더 좋은 예로 전력산업의 해체를 들고 있다. 전력산업의 경영모델은 발전소, 송전 시스템, 지역 배전사업 등이 통합된 시스템이다. 현재까지 전력산업은 독점적으로 소유 운영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에너지 가치 사슬 안에서 각자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여러 개의 경쟁사업으로 분해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는 전력선을 기반으로 뿌려지는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서 이뤄진다.

 결국 전력선은 LAN과 통합돼 에어컨에 대한 전기요금과 세탁기에 대한 전기요금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는, 다시 말해서 고객 개인별로 요금을 책정하는 것이 아닌 전기제품별로 책정하는 마이크로 마케팅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다고 예견한다.

 또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전자상거래의 미래모습과 변화된 산업활동을 제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시스템에 필수적인 기업내의 전자시장, 가상 회계사무소, 전자지불시스템에 관한 미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퀘이커 교도들의 정찰제와 오늘날의 대형 쇼핑몰을 거쳐 사이버공간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완전시장을 향해 발전해왔다. 완전시장이란 생산자와 판매자, 구매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을 말한다. 상점이 시장보다 커질 때 완전시장은 형성되며 이것은 소비자가 스스로 정보를 얻고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구입하는 양방향 대화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소비자와 판매자는 지능형 에이전트와 프로파일링시스템을 사용해 상품을 찾고 공급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검색엔진은 단어 또는 단어의 조합에 따라 정보를 검색해주므로 찾아주는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미래에는 지능을 가진 검색기, 즉 지능형 에이전트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공급자는 소비자의 신체치수,구매이력 등이 저장된 DB, 즉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근거해 광고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완벽한 전자지불시스템의 발전은 전자상거래를 촉진시킬 수 있다. 현재의 지불시스템은 소액 현금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지불 방식의 제약과 높은 거래 비용, 지불 사기, 생소함 등 대중화에 저해원인이 상존해 있다. 이런 요인들이 고쳐진다면 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발전을 이끌어 내는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저자들은 정보시대 기술의 변화를 예측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보안기술, 네트워크의 호환성, 통신위성에 주목한다.

 네트워크 컴퓨터는 데이터 흐름의 병목현상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너무 많은 상호작용이 보안과 경영 양면에서 자산 리스크를 초래했다. ‘연결의 증대만이 만능은 아니다’라고 역설하며 ‘미래의 컴퓨터는 보안을 중심으로 할 것이 틀림없다’라고 예측하고 있다.

 시스템과 네트워크의 호환성은 점점 발전해 브리지, 라우터에 의해 정보를 분배 통신하는 스위치에서 정보를 인공적으로 변환해주는 트랜스인포머 기술로 발전할 것이다.

 통신위성은 저궤도 위성의 붐이 일어날 것이며 영상회의와 원격교육, 원격진료 분야라든지 농업·기상 네트워크에 사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정주파수(ka밴드) 대역에는 통신위성이 널리 사용될 것이며, ‘주문형 대역폭’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들은 이 모든 변화를 설명하며 전자시장에서는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주도권이 옮겨간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정정화 한양대 교수 jchong@email.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