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격전지는 중소 시장이다.’
그 동안 대형 그룹웨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한국IBM 로터스사업부와 (주)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소·중견 시장에서 또다시 맞붙어 ‘영원한 숙적’임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까지 로터스사업부의 텃밭이라고 하면 단연 엔터프라이즈 시장. LG전자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대우, 교보증권 등 웬만한 규모의 기업들은 로터스의 도미노/노츠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로터스사업부가 최근 영업전략을 중소·중견시장으로 수정하고 대대적인 공세에 들어갔다. 물량을 전사적으로 확대해야 할 대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정보기술(IT) 투자를 위축하고 있는 데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확고하게 입지를 차지했다는 판단에서 전략을 수정한 것.
이 일환으로 로터스사업부는 ‘중소기업을 위한 로터스 특별 패키지’를 마련하고 기존 가격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도미노 애플리케이션 서버와 iNotes 클라이언츠 모듈, 컨설팅, 교육, 1년간 무상 유지보수 등이 함께 제공된다. 여기에 따르면 100명 규모의 중소기업은 4000만원선, 1000명인 경우 1억7000만원선이다. 원래는 6월까지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연말까지 연장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로터스사업부는 협력사 가운데 각 업종별로 부가가치가 높은 그룹웨어를 선정, 같은 가격에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로터스사업부는 하반기부터 리눅스 버전의 그룹웨어를 앞세울 경우 보다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터스 전략이 이렇게 바뀌자 MS는 자사의 아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고 보고 수성작전에 골몰하고 있다.
MS는 대기업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EA(Enterprise Assurance) 계약이 약발을 받아 현대자동차, 코리아닷컴 등 굵직굵직한 회사에 ‘익스체인지’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실제 매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MS는 올들어선 중소기업 영업에 집중해 올 1·4분기까지 20억원 매출 가운데 절반정도를 중소시장에서 올렸다. 이러한 MS로서는 로터스의 전략 수정이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MS는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 형태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마련중이다. ASP 업체들이 익스체인지를 기반으로 웹메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라이선스’ 정책을 마련, 로터스에 대응한다는 전략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