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담당임원(CFO)은 최악의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기업환경에서 견실한 재무구조는 기업을 지키는 힘입니다.” LG하니웰, LGEDS 등 LG계열 합작회사에서 9년째 CFO만 역임해온 LG텔레콤 CFO 이민우 상무(50)는 기업 재무운영의 첫번째는 무엇보다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는 ‘유비무환’의 자세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올 1·4분기들어 4557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976억원, 경상이익 514억원을 실현했다. 그는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 목표인 2조1700억원, 순이익 15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에 비해 수익이 훨씬 큰 ‘수확체증’이 적용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말 부채비율은 400% 이내로 그동안 재무구조 부실이라는 오명을 벗어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 탈락, 브리티시텔레콤(BT)의 유상증자 불참 등 최근 일련의 악재가 오히려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됐습니다.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투자자들은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 사업 추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상무는 그 첫번째 요인으로 정부의 동기식 IMT2000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들었다. 동기식 시장이 갈수록 커져가는 데 비해 현재로선 LG텔레콤이 유일한 사업자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기식의 경우 기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서 기술지원이 마무리돼 추가 투자비가 적다는 것이다. 이미 2.5세대 이동통신인 cdma1X의 경우 3000억원의 추가투자가 이미 완료된 상태라고 밝힌 이 상무는 “3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으로 발전될 경우 7000억원의 투자비면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cdma1X든, IMT2000이든 투자비는 경쟁사에 비해 3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결국 원가절감이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무선데이터 가입자수가 전체 가입자의 55%(219만명)로 경쟁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3세대 이동통신의 주요 매출인 무선 데이터통신의 기반도 마련돼 있다고 이 상무는 자신했다. 이같은 기반을 바탕으로 그는 앞으로 고정비를 줄여 순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재무경영의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G텔레콤의 유동성은 3000억원. 동기식 IMT2000에 대한 투자비는 컨소시엄을 통한 재원충당과 함께 내부 수익창출이 근간이 될 것으로 설명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해외합작선에 대해 “현재 진행중이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시기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