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여성과학인력 확대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여성과학자 비율이 전국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상위직급일수록 전체인력 대비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및 관련기관에 따르면 여성과학자수는 지난 5년간 남성연구인력 증가율의 3.4배인 연평균 6.5%씩 증가, 지난 99년말 현재 국내 연구인력의 9.7%인 1만3009명에 이르지만 출연연 소속 여성과학자의 경우 지난해 전체 연구인력 5340명 가운데 6.9%인 366명에 불과했다.
출연연 소속 여성과학자를 직급별로 보면 책임급은 전체 1900명 가운데 2.6%인 50명으로 전체 평균비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선임급(전체 2526명)은 8%(201명), 원급(914명)은 12.6%(115명)로 직급이 낮을수록 여성과학인력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MF 이후 실시된 여성과학자 구조조정비율이 높은데다 여성과학인력 채용에서도 대부분 신입 연구원 위주로 이뤄지고 있고 박사급의 경우 사회적인 여건 등을 감안, 신중하게 선발하려는 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회별 여성과학자수를 보면 공공기술연구회의 경우 전체 1477명의 원급·선임급·책임급 연구원 가운데 여성이 49명으로 3.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여성과학자가 20명으로 전체연구원 180명 중 11.1%를 차지, 공공기술연구회 소속 8개 출연연 가운데 여성과학자 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철도연구원은 147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지만 여성과학인력이 아예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초기술연구회의 경우 전체 연구원 669명 가운데 10%인 67명이 여성과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기관으로서는 기초과학지원연이 전체 83명 중 14명으로 여성과학자 비율이 16.9%로 최고며 천문연이 전체 41명 가운데 여성연구원이 2명, 4.9%로 최하위였다.
산업기술연구회는 전체 연구원 2327명 가운데 9.6%인 224명이 여성과학자였으며 소속기관 중 한의학연이 전체 연구원 18명 가운데 5명으로 28%, 전기연구원이 전체 155명 가운데 여성과학자는 고작 1명으로 0.6%, 생산기술연이 136명 가운데 3명, 2.2%로 저조한 고용상태를 나타냈으며 기계연구원은 여성과학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기술부 산하 출연연으로는 원자력연이 전체 연구원 675명 중 23명이 여성으로 여성과학자 비율이 3.4%, 원자력안전기술원이 192명 중 3명으로 2%를 기록했다.
한편 자연계의 여성 석박사 배출현황을 보면 지난해 이학계의 경우 남녀전체 3878명 가운데 1260명을 차지, 지난 98년 1082명에 비해 2% 가량 증가한 32.5%를 나타냈다. 공학계는 지난해 전체 1만4051명 가운데 1092명으로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가율은 98년 642명 대비 1.7%를 기록했다.
출연연의 여성 연구원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생명분야 등은 여성인력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나머지 분야에선 여전히 푸대접을 받고 있다”며 “과기부에서도 여성과학자의 비중을 10%대로 유지하는 제도를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