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롯데닷컴·모비도미 등 온라인사업 전위부대들이 요즘 외부의 수익창출 압박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출발 당시만해도 보수적인 색채의 그룹을 ‘젊은’ 롯데로 변신시킬 촉매제로 물심양면 지원받는 형국이었지만, 최근 수익성을 강조하는 그룹 내 분위기가 보다 뚜렷해지면서 이들 온라인 계열사가 주요 타깃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온라인 계열사는 그룹의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신 부회장이 자신의 비전을 담아 직접 관할해온 터라 양사의 실적개선 여부는 향후 롯데 그룹의 e비즈니스 향방을 가늠할 잣대로도 여겨져 주목된다.
대홍기획의 헬로서울을 모태로 지난해 설립한 B2C 쇼핑몰 롯데닷컴(대표 신동빈 http://www.lotte.com)은 그룹 신사업·e비즈니스의 상징격인 계열사.
롯데닷컴은 신 부회장의 총애와 롯데백화점·롯데로지스틱스 등 계열사들의 측면지원을 등에 업고 출범 6개월 만에 지난해 매출 322억원이라는 외형신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타 B2C 쇼핑몰과 마찬가지로 적자는 어쩔수 없는 현실.
롯데닷컴 관계자는 “올해는 1100억원의 매출에 연말께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수익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롯데닷컴이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에 따라 롯데닷컴은 비록 영업기간 6개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배 가까운 외형신장에, 출범 1년 6개월 만에 BEP 달성이라는 버거운 부담을 지게 됐다.
롯데닷컴의 실적 향상을 위해 일각에서는 현재 추진중인 그룹내 소모성자재(MRO) B2B 서비스도 완성 후 롯데닷컴에 이관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닷컴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신 부회장이 관여하는 암묵적 지원책인 셈이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롯데닷컴의 외형이나 수익성은 눈에 띄게 개선되겠지만, 롯데백화점 등 주력 계열사가 B2B MRO 프로젝트의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전문업체인 모비도미(대표 신동빈 http://www.mobidomi.com)는 올 초부터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광고대행, 영화이벤트 등 수차례 일을 벌였으나 지금까지는 사업성을 타진하는 실험적 시도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창립당시인 올 초만 하더라도 모비도미는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암묵적인 ‘양해’가 가능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익모델을 갖추도록 압박이 들어오는 분위기다. 모비도미 관계자는 “일단 올해는 공격적인 마케팅은 어려울 것”이라며 “초기 자본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의 단초를 마련하는게 올해 목표”라고 전했다.
모비도미는 매출목표 등 수치상의 경영계획은 의미없다고 판단, 연초 수립했던 매출계획 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경영을 그룹 e비즈니스 리더인 신 부회장이 지휘해온 만큼, 이들의 올해 실적은 그룹 e비즈니스 전략은 물론 신 부회장의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e비즈니스와 인터넷이라는 테마로 단기에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사실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국내 그룹사들의 유행성 접근방식은 여전히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재무구조가 튼실한 롯데의 경우 보다 장기적인 지원전략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