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 활성화를 위한 산학관 간담회>주제발표-웹에이전시 산업 현황과 전망

◆최영일 네트로21 사장

 

  웹에이전시업무는 비즈니스 전략 수립과 모델링 관련 컨설팅, 사이트 개발과 구축, 마케팅 프로모션 및 웹사이트 유지보수, 웹사이트 리모델링과 리노베이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파생사업 개발 등 무궁무진하다. 국내에서 웹에이전시는 웹팩터리·웹디자인회사·웹에이전시·인터넷서비스회사 등 크게 4단계를 밟으면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웹사이트를 제작해 주는 하청업체 수준의 ‘웹팩터리’였다가 크리에이티브 중심의 웹디자인회사로 발전했으며 여기에 다시 정보기술과 컨설팅 서비스가 포함돼 오늘날 보다 확대된 인터넷서비스회사로 변신하기에 이르렀다. 웹에이전시가 앞으로도 e비즈니스를 위한 종합인터넷서비스업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통합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국내에 웹에이전시업체는 작은 규모의 웹사이트 구축업체까지 포함하면 3000개 정도로 추산되며 시장규모는 올해 3000억∼4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웹에이전시산업은 다양한 산업군과 업종을 이해하고 정보분석을 기반으로 한 컨설팅에서 출발한다. 오프라인비즈니스를 온라인에 접목할 수 있는 현장 실무 위주의 프로세스는 물론 사업기획·웹프로그래밍·웹디자인과 관련한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웹에이전시가 컨설팅, 웹디자인, 광고기획과 대행, 웹 시스템통합(SI)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전문영역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 웹에이전시는 지금과 같이 모든 분야를 다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산업과 업종별로 전문화해야 한다. 웹에이전시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 인터넷산업의 추이를 볼 때 성장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점차 메이저와 마이너 시장으로 양극화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에 진출하는 글로벌웹에이전시도 등장할 전망이다.

 웹에이전시분야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하며 정보교류의 장과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풍토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 또 학계와 유관산업의 관심 및 협력,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도 뒤따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웹에이전시 자체의 고부가가치화를 모색하고 산업과 시장을 육성하는 대표채널격인 협회나 단체가 시급히 설립돼야 한다.

 

 <간담회 내용>

웹에이전시분야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가 산업계·학계·정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첫 모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터넷산업에서 웹에이전시가 차지하는 비중·과제 및 전망과 관련한 격의없는 토론이 오갔다. 참석자들은 웹에이전시가 단순한 웹사이트 구축업체에서 e비즈니스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e인티그레터’로 거듭나야 하며 이를 위해 업계 구심점 역할을 할 기구나 단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토론자=정보통신부 황철증 인터넷정책과 과장, 숭실대학교 김광용 경영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김진우 경영학과 교수, 최영일 네트로21 사장, 황병선 에이전트리더 사장, 홍기석 홍익인터넷 부사장

 사회=전자신문사 서현진 인터넷부 부장

 <정리=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회=최근 웹에이전시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일시적인 트렌드였다는 시각에서 e비즈니스의 핵심 인프라라는 해석까지 의미 또한 다양합니다. 웹에이전시의 위상과 사업범위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요.

 ◇최영일 사장=웹에이전시는 건설업에 비유해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나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설계도를 그리는 아키텍처와 디자이너, 시공업체 그리고 무수히 많은 건설기자재업체가 필요합니다. 웹에이전시는 역시 인터넷이라는 자재를 쓸 따름이지 기본 업무프로세서는 건설사업과 마찬가지입니다. 웹에이전시를 종합예술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이버 건설업’ 웹에이전시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e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출 것입니다.

 ◇김광용 교수=웹에이전시가 프로젝트 하청업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방법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합니다. 방법론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고객관계관리(CRM)와 접목하는 일입니다. CRM관점에서 웹에이전시사업을 바라볼 때 좀더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고 고객관리의 수준도 한단계 올릴 수 있습니다. 진화하는 인터넷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최종 소비자, 즉 네티즌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며 이를 위한 기술적인 토대가 바로 CRM인 셈이죠.

 ◇홍기석 부사장=웹에이전시의 위상이 점차 사이트를 만드는 회사에서 인터넷비즈니스를 총괄하는 회사로 바뀌고 있습니다. e비즈니스를 위한 종합서비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인력을 갖춰야 합니다. 디자인·컨설팅·솔루션 등 분야별로 탄탄한 인력을 갖췄을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다 잘하면 금상첨화겠지만, 사실 이는 지나친 욕심입니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머지 부문은 협력과 제휴 모델을 찾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황철증 과장=웹에이전시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부터 이를 마케팅에 응용하는 것까지 모든 온라인비즈니스를 포괄하는 인터넷지원사업으로 이해할 수 있겠군요. 그러면 실제 시장과 웹에이전시업체 규모는 어느정도입니까.

 ◇최 사장=산업계에서는 올해 3000억∼4000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조차 전체 e비즈니스와 인터넷의 10%에 불과합니다. 90% 정도는 잠재시장인 셈이죠. 프로젝트 규모 역시 몇천만원부터 수십억원까지 다양합니다. 웹에이전시 역시 인터넷의 진화와 맞물려 리노베이션작업이 필요하며 기술이나 서비스 트렌드에 맞게 수시로 개선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합니다. 최근에는 신규사이트보다는 유지보수시장 전망이 밝습니다.

 ◇김진우 교수=사실 웹에이전시의 시장을 정확하게 잡기는 어렵습니다. 산업체에서 추산하는 수치, 정부와 학계에서 생각하는 수치가 모두 다릅니다. 웹에이전시의 발전방향을 논의하기에 앞서 정확한 시장규모와 업체수준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산업체·정부·학계가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시장규모 하나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지원이나 활성화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얘기입니다.

 ◇사회=웹에이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위상정립과 시장규모 등 기초적인 작업부터 시작해야겠군요. 웹에이전시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다른 과제는 없을까요. 정부역할도 일정부분 필요할텐데요.

◇황병선 사장=웹에이전시사업이 인터넷업계에서 대표적인 분야로 떠올랐지만 아직은 프로젝트 하청업체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 이미 시장 정점을 지나 쇠락하는 단계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만 이는 아직 크게 성공한 비즈니스모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과 1, 2년밖에 안된 분야를 놓고 잘했다, 못했다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성급하다는 얘기입니다. 누가 뭐래도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입니다. 웹에이전시분야의 빌 게이츠가 나와야 하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김진우 교수=꼭 5년전인 96년 6월 인터넷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당시 인터파크·롯데닷컴 등 선두업체가 인터넷비즈니스를 논의하는 자리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회의의 화두는 e비즈니스의 정의와 범위를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또 핵심적인 역량을 좀더 구체화하자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웹에이전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웹에이전시가 어떤 일을 하는 회사냐, 핵심역량은 무엇이냐 등 우선 틀을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 방법론을 정립하고 웹에이전시의 아이덴티티를 다시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홍 부사장=사실 웹에이전시의 진입장벽은 낮은 수준이 아니라 아예 없습니다. 몇명의 디자인과 개발자만 있으며 충분히 벌일 수 있는 사업입니다. 정확한 시장통계를 잡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진입장벽이 낮아 업체가 난립하면서 점차 혼탁해지는 시장을 정돈하는 작업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황 과장=정부가 웹에이전시업계를 지원하려면 시장규모·분야 등 정확한 데이터가 먼저 확보돼야 합니다. 사실 정부입장에서 웹에이전시의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관심이 미미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 간담회는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이 자리에 나와 보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웹에이전시의 개념부터 위상이나 역할 정립 등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임을 느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을 검토하겠습니다.

 ◇사회=인터넷과 e비즈니스에서 웹에이전시의 중요성은 모두가 공감했을 줄 압니다. 이번 간담회의 또 하나의 목표는 업계를 대표할 기구나 단체 설립건입니다. 이 자리에서 협회설립까지는 힘들겠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으면 합니다.

 ◇황 사장=웹에이전시가 명실공히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산학관 차원의 포럼이나 컨소시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몇번 이런 시도가 있어 왔지만 제대로 되지 못한 것은 업체의 색깔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정보교환의 장 정도의 포럼이라도 시급히 결성했으면 합니다.

 ◇김진우 교수=웹에이전시의 중요성에 비춰 볼 때 대표단체 하나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시급히 협회를 만들어 웹에이전시의 전체 맵이나 스트럭처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나서고 정부와 언론·학계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최 사장=웹에이전시를 분석하면 인터넷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대표기구나 단체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구나 단체는 밖으로는 웹에이전시의 이미지를 제고해 나가고 안으로는 위상을 정립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업계의 호응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조금 출발이 늦더라도 좋은 그림을 가져갈 수 있도록 전체 웹에이전시가 참여하는 모임부터 시작합시다.

 ◇사회=이번 간담회는 먼저 웹에이전시와 관련한 산학연 대표자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비록 개괄적으로 전반을 짚어 봤지만 주요 논점은 모두 도출된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이번 첫 모임이 협회설립의 모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참석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