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김성태
79년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졸업
82∼87년 SIT 재료공학 석·박사
90년∼현재 LG 전자기술원 연구위원
저분자 유기EL은 이미 휴대폰 및 차량탑재용 디스플레이로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한국, 일본 및 대만의 새로운 업체들이 단색 또는 멀티컬러(multi-color)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저분자 풀컬러의 경우 수년 전부터 시제품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현재 양산 기술을 개발 중에 있어 1∼2년 내에 상용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분자 유기EL의 경우 조만간 단색 또는 멀티컬러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나 풀컬러의 경우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수명을 갖는 청색 물질과 양산 가능한 패터닝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EL의 구동 방법은 크게 수동형 matrix (PM) 및 능동형 matrix (AM) 둘로 나눌 수 있는데 PM의 경우 소형 및 저가 디스플레이 제작에 적절하며 이미 상용화가 시작된 반면 AM은 아직 기술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향후 PM에 비해 그 발전가능성이 뛰어나므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AM 소자는 아주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TFT LCD에서 TFT는 그대로 두되 액정(LC) 및 백라이트, 폴라라이저 등 부품들을 없애고 대신 아주 얇은 유기EL층을 형성한 것을 말한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경우 수년 내에 한장의 투명 또는 불투명 기판과 수 미크론(μ) 정도의 다층막 만으로 구성된 초박형 유기EL 디스플레이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EL의 궁극적인 모습은 진공이나 가스층 없이 기판과 얇은 막만으로 이루어진 고체소자일 것이며 또한 flexible substrate 위에도 제작 가능하다는 점은 대부분의 경쟁 디스플레이 기술에 비해 커다란 장점임에 틀림없다.
유기EL 소자는 대개 투명 기판 위에 형성된 양극 위에 다층 유기막과 음극을 순차적으로 형성하여 만든 샌드위치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전극을 통해 전기를 흘리면 유기발광층에서 빛을 내게 된다.
유기EL의 발광구조는 크게 전하들의 주입, 이동, 결합 및 발광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전자·정공주입층. 전자·정공수송층, 발광층으로 이름 붙여진 다층막이 양 전극 사이에 형성된다.
전자와 정공의 균형적인 결합이 이상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자와 정공의 주입 및 이동 속도를 제어할 필요가 있고 그 수단으로 유기물의 에너지 준위와 전하 이동도 등을 이용한다.
흔히 말하는 유기EL 소자의 발광현상은 특별히 달리 언급하지 않는 한 형광(fluorescence)을 의미한다. 전자와 정공이 발광층에서 여기자(exciton)를 형성할 때 삼중항(triplet)과 단일항(singlet) 상태가 3대 1의 비율로 생성된다. 단일항 여기자가 발광천이(radiative transition)하면서 내는 빛을 형광 (fluorescence)이라고 하며 형광 색소를 이용한 유기EL 소자의 내부양자효율은 이론적으로 최대 25%이다. 최근에는 고효율의 유기EL 소자를 만들기 위해 삼중항 여기자가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과 같은 섭동에 의해 천이하면서 내는 인광(phosphorescence)을 이용하려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유기EL 소자를 구성하고 있는 각 층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기판으로는 일반적으로 투명한 유리가 쓰이고 있으나 투명한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할 수도 있다. 유기EL 소자가 수분에 노출될 경우 그 특성이 급격히 열화되므로 수분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개발된 플라스틱은 수분투과도 측면에서 유기EL에 쓰이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므로 플라스틱 기판 위에 금속과 세라믹 박막을 다층막으로 형성하여 수분 유입을 차단하려는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유기EL 소자는 발광층에서 나온 빛이 투명한 기판을 통해 사람의 눈에 입사되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유기EL은 자체발광 소자이므로 반드시 그래야 할 이유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금속이나 세라믹 같은 불투명 기판을 사용하여도 무방하다. 앞에서 언급한 AM 소자의 경우 주로 저온 폴리실리콘(LTPS)을 이용하여 만든 TFT 위에 유기EL 소자를 형성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투명기판을 통해서 빛이 눈에 입사되는 구조가 개발되었으나 최근에 일본의 소니가 top emission 방식의 AM OLED를 발표한 이래 기판이 반드시 투명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구동방법이 AM이냐 PM이냐에 따라 기판 위에 형성되는 소자의 구조와 그 제작방법이 달라진다.
단색 PM 구조에서는 양극을 띠 형태로 패터닝한 후 다층 유기막을 형성하고 마지막으로 음극 띠를 형성하며 두 전극에 전류를 가했을 때 두 띠가 교차되는 부분에서 발광하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음극 띠를 형성하는 공정이다.
유기EL에 사용되는 유기물들은 수분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유기막을 형성한 이후의 공정에서 일반적인 photolithography 공정을 사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격벽(cathode separator)이라고 불리는 화소 분리용 구조물을 이용하여 화소를 분리하게 된다. 소자 제작을 위해 우선 기판 위에 양극을 형성한다. 양극 물질로는 일반적으로 ITO가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기판을 이용할 경우 저온에서 양질의 ITO를 형성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며 이 경우 플라스틱 표면처리 기술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ITO에 비해 막질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저온 형성에 유리한 물질을 사용하려는 시도도 일부 있다. 다음 ITO 전극을 설계에 맞추어 패터닝한 다음 그 위에 위에서 설명한 격벽을 형성한다. 격벽은 대개 역사다리꼴 모양의 단면구조를 갖고 있어 인접 화소간의 음극 분리가 가능하다.
격벽을 형성한 후 정공 주입장벽을 낮추고 기판 준비 과정에서 생긴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흔히 플라즈마나 UV를 이용하여 ITO의 표면 처리를 하고 이어 정공주입층을 비롯한 유기물을 증착하게 된다.
일부 CVD를 이용하여 유기물층을 형성하려는 시도도 있으나 대부분 진공증착법을 이용한다, 정공주입층은 양극으로부터의 정공 주입을 용이하게 해 주는 물질로 이루어진 층이다. 무기물인 ITO와의 계면접착력이 좋아야 하며 정공 주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ITO와 유사한 Ip(ionization potential)를 가져야 한다.
저분자EL에서 주로 사용되는 정공 주입재료로는 CuPc를 들 수 있다. 이어 정공수송층을 형성하게 되는데 정공수송층은 정공을 쉽게 운반시킬 뿐 아니라 전자를 발광 영역에 쌓이게 하여 여기자 형성 확률을 높여 준다. 이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면서 열 안정성이 비교적 우수한 물질로 α-NPD, -TDATA, spiro-NPD 등을 들 수 있다.
발광층을 형성하는 데 있어 대부분의 경우 host와 dopant를 동시에 증착하며 녹색과 적색의 경우 host로 Alq3을 사용한다. 녹색 형광은 Alq3에 MQD, Coumarine 등을 1% 정도 도핑하여 얻게 된다. Alq3 자체도 녹색 발광을 하지만 도핑을 통하여 2배 이상의 효율 증가를 이룰 수 있다.
DCJTB는 효율이 뛰어난 적색 형광색소들 중 하나로 DCJTB를 Alq3에 도핑하여 적색광을 얻을 수 있다. 도핑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오렌지색에서 적색으로 변화하므로 색순도가 우수한 적색 발광을 얻기 위해서는 도핑 농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러면 소광 현상이 일어나 발광 효율이 감소한다. 또한 소자에 흘리는 전류의 양을 증가시키면 짧은 파장 쪽으로 색변화가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보다 안정되고 효율이 높은 적색 형광색소의 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청색 발광재료에 대해 살펴보면 유기금속으로 만들어진 청색 형광재료도 일부 보고되고 있지만 주로 효율이 높은 bi-styryl type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물질이 DPVBi와 Spiro-DPVBi이며 DSA를 DPVBi에 도핑할 경우 약 2배 정도의 효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적·녹·청색 모두 발광층을 형성한 후 전자수송층을 입히게 되는데 Alq3가 우수한 전자전달 특성을 갖고 있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유기물 다층막을 형성한 후 음극을 형성하는데 음극 물질로는 일함수가 낮은 Mg:Ag, Al:Li 또는 LiF·Al 등의 복합층을 이용한다. 음극을 형성한 후 소자를 외부의 수분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실링 또는 encapsulation 공정을 거친다.
현재 일반적으로는 불활성 분위기 하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또는 유리로 만들어진 커버를 소자 위에 덮고 그 가장자리를 에폭시 등의 접착제로 접착하는 방법을 쓰며 내부에 적절한 흡습제를 넣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소자형성 후 박막 또는 후막을 사용하여 passivation하는 방법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적·녹·청색 중 녹색의 발광효율이 가장 높으며 적색이 제일 낮아서 효율 향상이 필요하다. 지난 수년 동안 유기물 정제, 인터페이스 컨트롤(interface control), 소자구조 개선 등을 통해 효율과 수명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잘 만들어진 녹색 소자의 경우 외부양자효율이 5%를 넘어 거의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즉, 형광소자의 경우 단일항 여기자만이 발광에 기여한다고 보면 최대 25%의 내부양자효율을 갖게 되는데 생성된 빛 중 약 80%는 waveguiding, 흡수 등을 통해 잃게 되고 투명기판을 통해 실제 눈에 보이는 빛의 비율, 즉 output coupling은 흔히 쓰이는 소자 구조의 경우 약 20%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외부양자효율 5%는 거의 한계라 볼 수 있으므로 추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삼중항 여기자를 활용하던가 output coupling을 향상시켜야 한다.
청색이나 적색의 경우 아직 발광재료의 개선을 통해 외부양자효율을 2∼3배 정도 향상시킬 여지가 남아 있다. 스플레이 제품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흔히 lm/w의 단위로 나타내어지는 전력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물질 및 소자의 개선을 통해 구동전압을 낮춤으로써 전력효율을 높이고 소모전력을 낮추며 또한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기EL 소자의 수명은 휘도가 초기 휘도치의 반으로 떨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 즉 휘도 반감시간으로 나타낸다. 소자의 수명을 저하시키는 열화의 요인으로는 불순물, 전극과 유기박막 계면에서의 발열, 유기박막 상호간의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유리전이온도(Tg)가 높은 유기물을 사용해 소자의 열 안정성을 높이면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소자의 구동방법에 의해서도 수명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PM 구동은 높은 peak brightness를 요구하므로 AM 구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다.
지금까지 설명한 형광과 달리 인광은 형성된 여기자 중 형광에 이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75%의 삼중항 여기자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발광효율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자는 전류밀도가 높아지면 삼중항 여기자 소멸현상으로 인해 효율이 감소하므로 높은 전류밀도가 필요한 PM 구동형 소자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류밀도에서 구동하는 AM 구동형 소자에 더 유리하다.
풀컬러형 유기EL 소자를 구현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알려져 있다. △RGB(Red·Green·Blue)용 유기EL층을 각각 섀도마스크(shadow mask)를 이용하여 화소 분리하여 증착하는 방식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효율과 색감이 좋은 소자를 구현하는데 유리하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공정이 어려워진다는 약점이 있다. △유기EL 소자로부터 나오는 백색빛을 컬러필터를 통해 색분리하는 방법으로 공정 면에서는 유리하나 발광효율이나 색감에 있어 유기EL의 장점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색변환 물질(CCM)을 이용하여 청색으로부터 RGB 삼색을 얻는 방식으로 기본 광원인 청색의 효율이 낮고 적색 변환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세 방식 중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적·녹·청 분리증착 방법은 섀도마스크를 통하여 먼저 적색을 내는 발광층을 형성한 후 섀도마스크를 한 픽셀(sub-pixel) 만큼 옆으로 이동하고 녹색 발광층을, 그리고 한칸 더 이동한 후 청색을 내는 발광층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있어서는 정교한 섀도마스크 제작 기술과 정렬 및 제어 기술의 확보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