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그룹 온라인사업 놓고 영역 확보 눈치작전

 현대자동차 소그룹의 온라인사업을 놓고 최근 각 사업 주체들이 영역조정 문제로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자재총괄본부가 직접 주도하고 있는 본사 차원의 통합 기업간(B2B)사업을 둘러싸고 자회사인 오토에버닷컴(대표 정순원 http://www.autoever.com), 기획총괄본부 소속의 사내벤처 파츠닥(http://www.partsdaq.com),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대표 정몽구 http://www.mobis.co.kr) 등이 각각 나름의 ‘영토’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오토에버닷컴은 지난해 설립 당시 정몽구 회장의 장남 의선씨가 지분 참여하고, 정순원 부사장이 대표직을 맡음으로써 본사 온라인사업의 선봉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중고차 중심의 기업대 소비자(B2C)로 사업 변신을 단행한 지금도 B2B 도메인인 오토에버익스체인지닷컴(http://www.autoeverexchange.com)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점이나 본사 B2C 신차판매시스템을 현재 위탁 운영 중인 것도 본사가 온라인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뜻이다. 오토에버닷컴 관계자는 “본사가 직접 챙기고 있는 일반 자재 B2B e마켓도 일단 구축 후에는 운영권을 맡을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중고차 위주의 B2C 포털과 더불어 향후 B2B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츠닥은 본사 기획총괄본부 소속 사내벤처로 일부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한 잉여자재류 수시구매용 e마켓. 올초 개설 이래 700여건의 거래에 10억여원의 실적을 올린 파츠닥은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부품 등 품목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파츠닥 관계자는 “자동차 잉여자재류 정도로는 B2B사업의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며 “품목을 확대하려 해도 본사 측이나 현대모비스 등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움직임과는 별개로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본사의 B2B사업과 연계해 자동차 AS용 부품과 모듈 부품의 판매 e마켓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등 본사의 거대한 B2B 물량을 놓고 현재 각 참여 주체들간에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오토에버 관계자는 “온라인사업, 특히 B2B를 놓고 참여 주체들간의 업무가 상당부분 중첩될 것은 사실”이라며 “조만간 교통정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사 B2B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자재본부 측은 이는 참여 주체들의 욕심일 뿐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오토에버는 B2C 자동차 포털로 본사와는 별개로 독자생존 기반을 마련해야 하고 파츠닥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실험적 시도일 뿐이며 모비스의 B2B사업에는 관여할 바 아니라는 입장이다. 자재본부 소속 B2B팀장인 채희완 이사는 “본사의 B2B는 기계·공구·소모품 등 일반자재류 구매조달 프로세스를 효율화하자는 취지며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B2B사업을 향후 광범위한 부품협력사들과의 e마켓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참여에 따른 이해득실을 놓고 오토에버·파츠닥·현대모비스 등 관련 주체들간의 영토분쟁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