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유지보수 정책

 

 최근 들어 한국오라클의 고객지원 서비스(유지보수) 제도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사가 새로 도입한 고객지원 서비스제도를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해 기존 고객들과 새로 유지보수계약을 맺으면서 사용자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의 경우 새로운 유지보수계약 조건이 비용면에선 종전보다 높아졌으나 서비스 내용은 오히려 나빠졌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유지보수 계약내용 중 사용자들이 제품 지원을 받기 위해선 지원 서비스와 직접 관계없는 제품 업데이트 비용을 무조건 내도록 해 사용자 선택 폭을 크게 제한하고 있을 뿐아니라 유지보수비도 제품 공급가가 아닌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어 문제가 적지 않다.

 ◇ 유지보수비 내용=사용자들은 현재 적용하고 있는 서비스 프로그램이 이전 것에 비해 최소 2배 가량 인상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오라클의 유지보수는 브론즈, 실버, 골드로 구분되어 제품 업데이트를 비롯해 전화나 웹을 통한 지원, 월 1회 정기 방문 서비스까지 연간 10∼12%(제품 공급가 기준) 정도만 지불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최고의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포함된 골드의 경우에도 24%선에서 모든 것이 해결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도입된 프로그램의 경우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한 비용만 15%, 2단계 프로덕트 서포트 부분은 별도 7% 등 총 22%를 내도록 돼 있어 기존 골드 수준의 지원과 거의 맞먹는 비용을 내야 한다. 그런데도 사람을 직접 부르는 온사이트 지원의 경우 시간당 15만∼40만원의 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사용자들이 느끼는 가격 인상폭은 상당히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서비스 내용은 오히려 부실해졌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불만사항. 대부분의 고객사들이 온사이트 지원에 대한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2단계 수준의 전화(RC)나 웹(메타링크)을 통한 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이전에 비해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

 특히 이전에는 고객사마다 전담 인력이 있어 단 한번의 프로세스만 거치면 지원이 이뤄졌으나 RC체제로 가면서 프로세스가 길어지고 문제 파악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품 업데이트 기본=오라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또 다른 불만은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데이트 계약이나 전화나 웹을 통한 프로덕트 서포트, 온사이트 서비스 중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항목을 병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돼 있어 높은 단계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이전 단계의 계약이 기본 전제로 맺어져 있어야 한다. 즉 전화 문의 한번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1단계 제품 업데이트 계약을 미리 맺어야 하고 사람을 한번이라도 부르기 위해서는 1, 2단계 계약이 사전에 맺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 공사의 경우 제품 업데이트 서비스를 받지 않고 한달에 1∼2번 직접 방문 지원만을 원했지만 제품 업데이트 계약과 프로덕트 서포트 계약을 미리 맺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서비스계약을 고심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는 제품을 구매한 사항에 대한 지원인데 제품 업데이트 부분이 기본 전제로 깔려있는 것은 사용자 선택폭을 크게 제한하는 독소조항”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지보수비 산정은 실제 제품 공급가의 몇 %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오라클은 소비자가를 기준으로 서비스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사용자들의 입장이다. 이를테면 1억원짜리 제품을 40% 할인된 6000만원에 구입하더라도 서비스 비용은 1억원 기준으로 부과된다는 것.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제품 판매 시점에서 파격적인 할인으로 일단 고객사로 확보한 뒤 추후 서비스 매출로 이를 보전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한국오라클의 입장=이에 대해 오라클의 입장은 단호하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해 일시적으로는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오라클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사이 고객사가 수천개로 늘면서 이전과 같은 비용 수준이나 지원 방식으로는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웹이나 전화를 통한 지원으로 포괄해야 하고 온사이트 지원의 경우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간주해 별도 비용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오라클이 그 동안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것에 비하면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서비스의 비용이 높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직접 지원에 익숙해진 고객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이달부터 시작된 2002회계연도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경우 전담 지원인력제도를 부분적으로 병행하는 등 보완책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