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관련업체들이 올 하반기 채용규모를 상반기 대비 4배 이상 대폭 확대시킬 계획이다. 업계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던 올초만 해도 경기상황을 지켜보며 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지을 방침이었다. 그런데 최근 경기 호전기미가 두드러지면서 올 하반기부터 채용규모를 크게 늘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대기업 계열 IT기업에서 두드러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최근 한달 동안 잡코리아·잡링크·인크루트 등 3대 취업포털사이트가 8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하반기 채용계획 가운데 60∼70%의 인원이 이들 대기업의 채용계획에 포함돼 있을 정도다.
대기업에 이어 자본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기업과 외국계 IT업체, 중소기업도 잇따라 수시채용과 공채를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아직 세부 채용인원과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대다수 업체들이 중규모의 채용계획을 조만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대기업=삼성그룹의 하반기 IT 관련 계열사 채용인력은 전체 계열사 채용인력의 7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채용이 미미했던 삼성전자는 하반기 20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삼성SDS는 하반기 경력사원 300명과 500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또한 삼성그룹은 삼성SDI가 100명, 삼성전기가 150명, 삼성코닝이 40명을 뽑는 등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채용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달중 1000명의 상반기 채용을 마무리짓고 하반기에는 1500명으로 채용인력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LGEDS도 이달중 50∼100명의 공채에 이어 9∼11월에 500여명의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이 11월 그룹공채를 통해 50∼100명, SKC&C가 50명, 대우전자가 350명, 대우정보시스템이 300명, 쌍용정보통신이 150명, 코오롱정보통신이 60명을 뽑을 계획이다.
◇벤처기업=벤처기업들은 하반기 수익을 위한 사업확대를 위해 수십명선의 채용을 수시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기업들과 규모는 네이버컴 30명, 다음커뮤니케이션 30명, 라이코스 20명, 야후코리아 15명, 인터파크 20명, 새롬기술 40명, 골드뱅크 20명, 네오위즈 50명, 비트컴퓨터 5∼10명, 다우기술 20명, 피코소프트 20명 등이다. 또 동양시스템, 누리텔레콤, 대백신소재, 도원텔레콤, 반포텍, 세원텔레콤, 한성엘컴텍 등이 각각 15명, 10명, 10∼20명, 5∼10명, 5∼10명, 15명, 90명을 하반기중 수시채용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외국계 기업=외국계 기업은 지금까지 유지해온 수시채용을 하반기에도 계속 실시할 계획이다. 소니코리아는 하반기중 경력직 40명을, 한국후지쯔는 신입과 경력의 비율을 4대6으로 60∼70명 정도를 하반기중 수시채용할 예정이다. 또 한국어도비는 신입과 경력을 반반씩 모두 80명을 수시채용할 방침이다. 샤프전자는 5명 내외의 신입사원을 새로 채용할 계획이다.
◇기타=이밖에 한국농수산방송 300명, 우리홈쇼핑 300명, 삼보컴퓨터 40명, LG필립스LCD 130명 등의 하반기 채용이 있을 예정이다.
한편 아직 구체적인 채용인원과 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롯데정보통신, 농심데이타시스템, KCC정보통신, 데이콤, 포스데이타, 하나로통신, 대우통신, 두루넷, 터보테크, 텔슨전자, 하이텔, 효성데이타시스템, 넷컴스토리지, 부아테크론, 인터엠, 택산아이앤씨, M플러스텍, 포커스 등도 하반기중 두자리에서 세자릿수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이광석 사장은 “예년에는 연간 채용의 40% 이상이 상반기에 이뤄졌지만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비관론으로 상반기 채용이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하반기에 IT기업들의 채용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