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에듀테인>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프랑스 남동부의 휴양도시 안시. 파리에서 TGV로 약 3시간 30분, 스위스 제네바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이 걸리는 시골도시다.

 이 조용한 소도시가 일년에 한번씩 애니메이션의 마술에 흠뻑 빠져든다. 올해로 41주년을 맞는 세계 최고, 최대 애니메이션 축제와 함께 제 25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Festival Internationale du Cinema d’Animation)이 매년 이곳에서 열린다.

 지난 4일 막을 올린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은 올해도 1만여명의 애니메이터를 비롯, 10여만명의 일반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세계 애니메이션의 흐름과 미래의 전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축제 안시. 10여만명 일반관람객에게는 한판 축제의 마당이지만 애니메이션 제작을 꿈꾸는 애니메이터들에겐 도전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여기에 소리없는 코리아의 바람이 일고 있다.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들이 미국 할리우드식 애니메이션과 일본의 재패니메이션에 질린 이들에게 색다른 청량제가 되고 있는 것.

 축제 공모전에서의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무려 7편이 본선에 올라와 세계 애니메이션 관계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는 조성연 감독의 3차원(3D) 애니메이션 ‘할머니(Grandma)’와 전하목 감독의 ‘오토(Auto)’가 본선에 올라 있다. 학생 부문에는 ‘2000년 자그레브영화제’에 첫 본선 진출한 계원조형예술대학 학생들의 작품 ‘아빠하고 나하고’와 ‘O’clock’(김혁범 외 3인)이 진출해 있다. 또 파노라마 부문에는 제 8회 히로시마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데뷔상을 받은 이명하의 ‘존재’와 주재형의 ‘해바라기’, 이민형의 ‘gravity’가 본선에 올라 있다. 내일 있을 폐막제에서 첫 수상의 영광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현지평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축제 기간 중 열리고 있는 견본시인 제 11회 MIFA(le Marche Internationale du Film d’Animation)에서도 한국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올해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투니파크와 에이콤이 단독부스를 마련해 참가하고 있다. 또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가 공동부스를 마련해 제작사 및 배급사 12개 업체의 작품을 선보여 총14개 업체가 안시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 중 투니파크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더 킹’은 해외 바이어들의 입맛에 맞는 소재로 이목을 끌고 있다. 한신코퍼레이션의 ‘별주부해로’, 에이콤의 ‘왕후 심청’ 등 제작완료됐거나 제작 중인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에 대한 바이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에펙스디지털의 ‘브레멘밴드’, ‘로보랠리’ , 킴스컴의 ‘사이버 사커’ 등 3D 애니메이션들도 어느새 성장한 국내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앞세워 시선을 끌고 있다. 또 엠지월드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아름다운 시절’, 퍼핏 애니메이션 ‘꼬마나라 붕붕랜드’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끊임없는 새로운 영역에의 도전을 과시하며 코리아 붐을 이어가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