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에어컨 시장규모는 4000만∼4200만대(300억달러)로 작년대비 3.5%의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 시장은 크게 가정용 룸에어컨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수요의 70% 이상이 룸에어컨이며 시스템에어컨은 이제 막 보급확산 단계다.
일본냉동공조공업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가 세계 생산·판매 1위를 달성한 룸에어컨의 경우 중국(730만대), 일본(713만대), 북미(482만대), 아시아(305만대), 유럽(207만대) 등 5대 시장을 중심으로 모두 2863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볼 때 세계 최대 수요처로 떠오른 중국시장은 현지 업체들과 한국·일본 등 해외업체간에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격전으로 가격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다른 지역과 달리 플로어 스탠팅 타입의 제품수요가 급증
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2년간의 침체를 벗어나 가정용 에어컨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
고 있으며 주요 일본 메이커들이 거의 대부분의 마켓셰어를 점유하고 있다. DC 및 AC 인버터 중심의 하이테크놀로지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일본은 제품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성 면에서 가장 고급화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 최근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냉매를 사용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국은 업체간 가격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으로 창문형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데 반해 유럽시장은 분리형 제품과 시스템에어컨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대만과 홍콩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은 다양한 기능과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에어컨 시장이 수년째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업체간 가격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세계 주요 메이커들은 최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메이커간 상호 기술 및 사업제휴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 룸에어컨 시장점유율 1, 2위 업체인 LG전자와 마쓰시타의 글로벌 협력을 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도시바와 캐리어는 조인트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다이킨과 마쓰시타는 생산 및 R&D 분야에서 제휴했으며 캐리어와 IBM도 기술제휴를 맺는 등 사업구조 개선과 제품경쟁력 확보를 위해 업체간 상호 공조체제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세계 주요 메이커들은 가격경쟁 심화로 에어컨 사업의 수익성이 점차 악화됨에 따라 새로운 기술확보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부가가치가 높은 시스템에어컨 분야로 속속 사업을 전환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