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16)에어컨-시장동향; 시스템에어컨으로 승부한다

‘이제는 시스템에어컨이다.’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에어컨업체들이 올들어 부가가치가 높은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상업용이 가정용보다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인데다 시장전망이 밝아 에어컨사업의 수익구조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은 평균가격이 5000∼1만달러로 일반 가정용 에어컨에 비해 5∼10배 높고 부가가치도 30배 정도 높다. 특히 현재 300억달러 규모인 에어컨 시장이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시스템에어컨은 해마다 7%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세계 에어컨 시장의 중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올해 세계 시스템에어컨 시장은 1000만대로 전체 에어컨 수요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기준으로는 156억달러로 42%를 차지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고 시장규모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에어컨업체들이 연초부터 각각 시스템에어컨 사업강화 전략을 발표하고 미국·스페인·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열린 국제공조기기전시회에 상업용 시스템에어컨을 주력 제품군으로 출품하는 등 수출확대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여세를 몰아붙여 유망분야로 떠오른 상업용 에어컨 시장도 석권한다는 목표아래 시스템에어컨 사업강화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LG전자는 올해 시스템에어컨 부문에서만 1억5000만달러의 매출 올리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강화해 오는 2003년에는 4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시스템에어컨의 매출비중을 오는 2005년까지 40%로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에어컨 총 매출도 지난해 13억달러에서 2003년 29억달러, 2005년에는 40억달러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LG전자가 이처럼 시스템에어컨 사업에 있어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브랜드 인지도와 일본 마쓰시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높아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 시스템에어컨 시장을 본격 공략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업계 최초로 선보인 시스템에어컨의 핵심기술인 ‘인버터 스크롤 압축기’가 해외 전시회에서 공조전문가와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음으로써 기술력에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LG전자가 상업용 에어컨 시장에 자신있게 뛰어든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도 미래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통해 시스템에어컨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시스템에어컨기술(DVM:Digital Variable Multi)’을 미국·유럽 등지에 특허 출원한 데 이어 자체 브랜드인 ‘삼성DVM’을 해외 시장에 본격 런칭시켰다.

 삼성전자는 특히 삼성DVM을 세계적인 고급 시스템에어컨 브랜드로 육성, 올해 해외에서 5000만달러 이상을 수주하고 오는 2003년까지 시스템에어컨의 매출비중을 전체 매출의 50% 이상으로까지 확대시켜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DVM시스템에어컨의 판매확대를 위해 해외 영업망을 확대하고 별도의 조직을 구성, 수출확대에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DVM기술은 실외기 1대에 16대까지 실내기를 단일배관으로 연결할 수 있어 시공이 편리하고 통신선 또는 전력선을 통한 네트워킹 제어가 용이하며 소비전력을 줄인 게 특징이다.

 또한 설치유지비를 절감하고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삼성DVM은 70층 이상의 인텔리전트빌딩·아파트·오피스텔 등 첨단 건물에 주로 공급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의 DVM시스템에어컨은 해외에서 일본의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해 에너지 소비량, 제품의 크기, 사용 편리성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용어설명:시스템에어컨이란 가정용과 달리 일반 업소 및 빌딩용 공조설비로 실외기를 한대만 설치하고도 실내기를 건물의 구조와 평형에 따라 여러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주문 생산되고 냉방은 물론 난방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공조제품을 일컫는다.

 특히 시스템에어컨은 최적냉매분배기술, 실외기용량제어기술, 중앙집중제어기술 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또한 다양한 용량대의 건물공조가 가능하면서도 각 실내기를 별도로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빌딩의 관리실 등 한 장소에서 건물 전체의 에어컨을 중앙 제어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춰 사용이 편리하다. 실외기 수를 줄임으로써 설치비와 운전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실내외 공간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어 기존 중앙공조설비의 대체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스템에어컨은 건축물의 설계단계부터 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빌트인 에어컨’과 업소의 구조 또는 평형에 따라 실내기 수량과 형태, 용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면서 실외기는 한대만 설치해도 되는 ‘멀티에어컨’으로 크게 구분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