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가 여러 각도(앵글)에서 찍은 영상을 동시에 보내고 시청자는 원하는 각도의 장면을 골라 보는 이른바 ‘다(多)앵글 방송’이 일본에서 실험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일본전신전화(NTT) 그룹과 마쓰시타전기산업 및 아사히방송은 고속·대용량의 광대역(브로드밴드) 통신 시대를 겨냥해 공동으로 다앵글 방송 실험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기술과 광파이버 등을 활용하는 이번 실험은 서로 다른 카메라로 촬영한 스포츠 등 복수의 영상을 동시에 전송해 시청자가 TV나 PC로 원하는 각도의 영상을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디지털방송의 보급·확대도 염두해 두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내년 3월 말 완료 예정으로 지난 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실험에서는 아사히방송이 영상을 촬영하고, NTT 산하 업체들이 광파이버 등을 이용한 인터넷프로토콜(IP) 통신망 및 통신기술을, 마쓰시타는 영상의 디지털화 기술 등을 제공한다.
다앵글 방식으로 전송하는 영상은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벌어지는 프로야구 경기나 간사이 공항에서 촬영한 일기 예보 등이다.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오사카 시내에 있는 서버에 축적한 뒤 도쿄나 오사카의 실용용 디지털TV나 고속 인터넷 접속 가입자의 PC에 전송한다.
현 시스템에서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했을 경우나 복수 장소를 동시 중계하는 경우는 영상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시간차이를 조정하기 힘들다. 이번 실험에서는 NTT의 제어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 필요에 따라 복수 채널에서 복수 앵글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예를 들어 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공을 던진 직후 실시간(리얼타임)으로 타자가 공을 치거나 포수가 공을 잡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신기성기자 gk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