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통신 및 네트워크 업체들이 사무실은 물론 가정에서도 기존 전화선으로 고속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VoIP 단말기 및 네트워크 제품을 잇달아 선보여 최근 침체에 빠진 통신장비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http://www.nyt.com)는 5일(현지시각)부터 7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슈퍼컴 2001’ 전시회에서도 루슨트테크놀로지스를 비롯해 네트워크 전문업체 시스코시스템스, 일본 종합 전자회사 마쓰시타전기, 무명 벤처 하이퍼칩과 제트스트림커뮤니케이션스 등이 인터넷(IP)과 통신을 결합시킨 VoIP 제품을 대거 선보여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마쓰시타전기와 미국 벤처기업 제트스트림커뮤니케이션스가 공동으로 광대역(브로드밴드) 전화 시스템<사진>을 출품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전화선으로 고속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 전화기를 4대까지 설치할 수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시스템은 일본 마쓰시타전기의 이동통신 기술과 제트스트림의 소프트웨어(SW) 및 하드웨어(HW) 제조기술을 결합시킨 것으로 앞으로 일반 가정용 시장에도 VoIP 기술을 깊숙하게 침투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이 시스템을 양산해 주로 인터넷 서비스업체(ISP)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도 500달러 선에서 책정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또 루슨트테크놀로지스도 이번 전시회에서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완전 광(all-optical)’ 스위치 램다라우터를 선보였다. 이 스위치는 우표 한 장만한 실리콘 조각 위에 바늘구멍보다 작은 256개의 미세 거울을 부착해 각종 정보를 담은 빛의 파장을 빛과 같은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게리 P 오스틴 광스위치시스템 본부장은 “이 제품 하나로 루슨트가 첨단 광 통신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코시스템즈와 파운드리, 리버스톤네트웍스 등 네트워크 전문업체들도 각각 이번 전시회에서 인터넷으로 음성은 물론 비디오 및 보안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VoIP 제품을 내놓았다.
시스코시스템스의 ISP 담당 부사장 제이시르 울랠 씨는 “최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네트워크 사업에서 단순한 대역폭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며 “그 대신 누가 ISP들에게 실제로 돈벌이가 될만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신생 벤처기업 하이퍼칩이 1초에 무려 1000조(1페타)비트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 라우터를 선보였고, 독일 지멘스의 자회사인 유니스피어네트웍스도 인터넷으로 음성 및 비디오를 결합한 VoIP 시스템을 각각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