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은 세계적으로 ‘개방형’이란 속성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 의한 지적재산권 침해가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침투 수법도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지재권 분쟁도 복잡하고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외적으로 인터넷 지재권 관련 법과 제도는 아직 미비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인터넷 지적재산권 침해사례와 분쟁에 대한 심각성을 진단해 보고 대책과 대안을 알아본다. 편집자◆
국내에서도 각종 콘텐츠 서비스가 유료화되고 비즈니스 내용이 고도화되면서 인터넷 관련 지재권 침해가 늘고 이를 둘러싼 분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상도 핵심 기술은 물론이거니와 콘텐츠의 유통방식, 비즈니스모델(BM)의 특허, 도메인 등 인터넷의 특성이 내포된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재권 분쟁에 휘말리는 기업들은 회사나 사이트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등 유무형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 비즈니스모델이 타인에 의해 쉽게 도용되는 것은 해당 업체는 물론 전 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콘텐츠 유통 분쟁=국내 최대의 포털업체 다음은 최근 ‘다음카페’ 사용자들이 웹시네마 등 2개사가 저작권을 보유한 영화콘텐츠를 도용했다는 이유로 저작권침해 분쟁에 말려들었다. 물론 다음측은 “사용자에게 즉각적으로 시정조치를 취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소인측의 입장은 다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콘텐츠의 도용과 무단복제 수준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이에 따라 워터마킹 등 콘텐츠 무단복제 예방을 위한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의 자료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거의 당연시되고 있으며 단순 링크에서부터 콘텐츠 편집, HTML코드 베끼기 등 수법도 날로 다양하고 과감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BM특허=지난 99년부터 특허로 인정된 후 출원이 급증한 BM관련 지재권 분쟁도 최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학포털 ‘젝시캠퍼스’ 운영업체인 중앙ICS는 지난 4월 웹사이트에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켜 동호회 활동과 전자상거래를 연계하는 BM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다수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대상으로 특허침해를 주장,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인터넷 실물우편서비스업체인 사이버링크는 동종 업체인 월드포스팅이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 BM 특허분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BM이 어차피 법에 의해 보호받는 특허로 인정되는 만큼 유사 및 동종 업체간의 BM특허를 둘러싼 분쟁은 출원된 많은 특허가 본격적으로 등록되는 시점에 맞춰 앞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메인등록=최근 미국중재원(NAF)은 아메리카온라인(AOL)과 에임스터간 도메인네임 분쟁에서 AOL의 손을 들어주었다.‘Aimster.com’ 등 3개 도메인이 AOL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인 ‘AIM’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2월에도 미 연방법원은 ‘레퍼리’지의 의견대로 ‘라이트 스포츠’ 사이트에서 ‘referee’ 관련 도메인을 쓰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국내서도 이미 수년전 도메인 전문업체인 후이즈가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도메인 분쟁이 발등에 불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유명 회사나 유명 상표에 대한 도메인 소유권을 인정하는 추세를 보여 기존에 유사 도메인을 갖고 있는 기업이나 개인간의 분쟁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분쟁 전망=인터넷 관련 지재권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침해논쟁이 일고 분쟁 역시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를 맞아 지재권이 권리보호의 수단이자 마케팅의 새로운 수단으로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 특성상 지재권을 미리 확보하고 난 후 유사 업체나 사이트가 활성화하면 사후에 막대한 로열티나 지재권 침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이나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지재권에 대한 인식이 낮아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의해 각종 지재권 침해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지재권 전문가들은 “인터넷은 기술이나 시장의 발전속도, 기술이나 BM의 파급효과가 빠르고 크며, 수확이 체증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다른 분야에 비해 지재권 분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