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벤처 육성 길게 보자

◆이상헌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

인터넷이 막 뜨기 시작할 무렵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우리의 예측은 앞으로 모든 비즈니스 모델은 서비스 중심으로 급격하게 바뀔 것이라는 것이었다. 인터넷이라는 인프라와 대역폭의 폭발적인 증가, 여러 가지의 포털이 이 신종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기업이나 일반 소비자가 이 서비스에 접근하고 서비스를 받는 양상이 전부 인터넷을 통해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실제로 이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싫든 좋든간에 지구상의 모든 단말기들이 속속 인터넷으로 접속되고 있으며 이 단말기들을 통해서 그 많은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미국의 한 가정은 평균 약 48개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고 새로 나오는 자동차들은 50개에서 100개 정도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약 1500만대의 자동차가 생산된다고 한다. 또 일년에 생산되는 TV는 약 2700만대, VCR는 약 2000만대 꼴로 생산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앞으로 모든 전기적인 신호를 가진 물건은 다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24시간 동안에 약 200만개의 새로운 웹페이지가 인터넷 상에서 만들어지며, 20만의 새로운 각종 단말기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15만의 새로운 사용자가 연결을 하며, 4500개의 새로운 인터넷사이트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앞으로의 세계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잘 연결이 될 것이고 모든 사람은 이 연결을 통해서 가장 경쟁적이고 가장 본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이렇게까지 진행되기 위해서는 요소요소에서 기본기술들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 상당수 우리 벤처기업들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근간에 우리 나라의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진 것을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좀 잘 될 때에는 덤비고 조금만 시들하면 뱉어버리는 정말 ‘냄비’ 같은 문화가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 젖어들게 되었다. 길게 봐야 한다. 그리고 이 벤처기업은 절대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류 문명이 시작할 때부터 있었던 것이다. 소위 기업가 정신이라는 게 벤처기업의 근간이 아닌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