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거래 데이터 전송량 급증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초 코스닥 시세 및 호가 데이터전송 방식이 19.2K 비동기(Async) 방식에서 256K UDP(User Datagram Protocol)방식으로 바뀐 데 이어 증권거래소도 UDP로 변경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사마다 대책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UDP방식은 비동기 방식에 비해 전송속도가 빨라 순간 데이터 전송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증권사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현재 5단계로 제공되고 있는 호가 데이터가 8월 이후에는 10단계로 확대 제공될 예정이어서 증권사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각 증권사 전산실은 데이터 처리량이 기존에 비해 2배, 피크타임에는 최고 10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닥 시세 전송방식의 UDP 전환은 현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향후 거래소의 UDP 전환과 호가 10단계 도입이 실현되면 기존 시스템으로는 처리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최근 코스닥 시세 전송방식 전환에 따른 데이터 양 증가만으로도 시스템 장애를 겪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버 증설, 통신망 업그레이드, 보안장비 확충,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교체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다각도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준비작업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대우증권(대표 박종수)은 통신망 속도 부분은 지난해 업그레이드 작업을 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서버용량 확대와 DBMS 교체를 통해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증권(대표 홍완순)은 시세 데이터 처리를 위한 별도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이관 작업중이며 통신망의 경우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교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굿모닝증권(대표 도기권)은 캐릭터 형태로 받아오던 데이터를 변형된 바이너리 형태로 받는 방법을 통해 파일 크기를 줄이는 임시방편을 택하고 있다.
이밖에 대신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동양증권 등도 시스템 확충, 통신망 업그레이드, 분산처리환경 등 다각도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사의 한 전산실 관계자는 “서버 용량을 늘리고 통신망 속도를 높이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겠지만 비용과 시간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