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등 첨단 부품 분야에 집중됐던 선진 외국업체들의 특허침해 소송 압력이 일반 부품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국내 부품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듐(ND)자석의 물질특허 보유업체인 미국 마그네켄치사는 최근 소니, 도시바, 필립스, 컴팩 등 유명 전자업체를 특허침해 혐의로 미국지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도 함께 제소했다. 또한 국내업체들이 개발, 생산에 나서고 있는 청색LED와 홍채인식 분야에서도 선진업체의 특허 제소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등 첨단 부품과 달리 일반 부품에선 특허소송에 맞대응할 만한 특허권을 확보해 놓지 못해 자칫 막대한 로열티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그네켄치가 특허권을 주장하고 나선 ND자석은 기존 페라이트자석보다 자성이 8배나 강해 CD롬, DVD롬 드라이브, 캠코더 등의 핵심부품인 스핀들모터와 소형 정밀모터에 널리 사용되는 자성재료다.
마그네켄치사는 피소회사들이 지난 90년대 이후 ND자석을 무단사용한 의혹이 짙다며 특허료의 3배에 달하는 피해보상금 지불과 관련 가전제품의 수거 및 폐기를 요청해 삼성전자측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광판, 휴대폰 액정화면에 널리 쓰이는 청색LED와 보안홍채를 생산하는 국내업체들이 특허소송에 휘말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3년 청색LED를 개발하고 제조공정 특허를 보유한 일본 니치아화학이 최근 일부 해외 후발업체를 시작으로 모든 업체에 특허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들은 수요가 급증하는 청색LED분야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2∼3개월 안에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나 니치아화학의 특허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대책없이 무작정 제품생산에 들어갈 경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소송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안용 홍채인식 전문업체인 I사도 두 눈의 홍채를 한꺼번에 측정하는 보안인식기술을 국산화해 한쪽 눈의 홍채만으로 신원을 판독하는 외국회사와 기술적인 차별화를 꾀했으나 그동안 많은 홍채보안 특허를 축적해온 이리디안사가 마음만 먹으면 송사에 휘말려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세우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