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한 동부전자에 이어 LG전자(대표 구자홍)가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에 공식적으로 진출했다.
LG전자는 최근 개발완료한 지상파 전용 디지털TV수신(VSB:Vestigial Side Band)용 칩을 중심으로 생산시설 없는(fabless)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LG전자가 반도체 빅딜로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한 지 2년 만에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을 공식화한 것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도로 이루어진 국내 반도체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현대전자와의 합의에 따라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메모리반도체 사업과 관련된 개발, 설계, 판매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대신 생산을 파운드리 전문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 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최근 개발완료한 지상파 전용 디지털 TV수신용 칩을 세계 시장에 판매키로 하고 대만의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TSMC에 생산을 맡겼다.
이 회사가 세계 시장에 공급할 디지털TV 수신칩은 지상파 디지털TV의 두뇌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완전 디지털 복조(full digital demodulation) 기술 및 타이밍 복원(timing recovery) 기술을 구현하고 아날로그/디지털변환기(ADC)를 내장했으며 저전력 설계에 따른 기존 대비 약 20% 소비전력 절감 등의 성능을 갖고 있다.
현재 디지털TV칩 시장에 뛰어든 반도체업체는 미국 테라로직사, STM사 등이 있으며 세계 시장규모는 2003년 약 4억5000만달러, 2005년 약 6억2000만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세계 각국의 디지털TV, 세트박스, PC용 TV수신카드 등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판매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하반기부터 해외로드쇼 등 마케팅활동을 적극 전개해 오는 2005년에 세계 디지털TV칩 시장의 45%를 점유, 세계 1위를 차지할 계획이다.
LG전자측은 “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TV수신용 칩세트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올초 4세대 칩을 개발완료하 이번에 지상파 디지털 TV전용으로 개발한 칩을 본격 판매하게 됐다”며 “앞으로 지상파 및 케이블 디지털TV 겸용칩(VSB+QAM), AV디코더 칩 등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디지털TV수신(VSB)
VSB(잔류측파대역변조) 방식은 미국 디지털TV 전송 표준방식으로 LG전자가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파수 대역의 활용성이 높아 시청영역의 최대화는 물론 아날로그 신호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선명(HD) 디지털방송 등에 유리하다. VSB수신칩은 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개념으로 디지털TV의 두뇌역할을 한다.
현재 미국, 캐나다, 대만, 한국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