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8∼9개월간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벤처 투자가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고 있다.
6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서서히 투자 재개 움직임을 보여온 벤처캐피털들이 이달들어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투자 재개 움직임은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8∼9개월 이상 투자를 자제해 왔던 벤처캐피털들이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 1월 33억100만원(4건), 2월 15억3400만원(4건), 3월 27억600만원(5건), 4월 37억7800만원(7건), 5월 37억3300만원(8건)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달들어서는 벌써 3개 업체에 2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달말까지 100억원 정도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솔창업투자도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월 10억∼20억원씩 투자가 이뤄졌던 것과는 달리 이달에는 최종 투자심의위원회에 상정된 금액만 150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솔창투의 조병식 상무는 이중 1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우리기술투자는 1월 5억원(1건), 2월 23억원(3건), 3월 8억원(2건), 4월 10억원(2건), 5월 21억원(4건)을 투자하는데 그쳤지만 이달에는 지난 5월까지의 총 투자금액과 맞먹는 6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무한기술투자도 1월 23억원, 2월 51억원, 3월 18억원을 투자한데 그쳤지만 지난 4월에는 84억6600만원으로 투자금액이 크게 늘었다. 이후 조합결성에 주력하면서 5월 투자가 상대적으로 줄어 18억8300만원에 그쳤지만 이달에는 다시 투자에 전력,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KTB네트워크는 지난 1월 한국통신 IMT2000 사업자에게 1억8000만원, 2월 4개 업체 32억9000만원, 3월 2개 업체 22억원, 4월 2개 업체 9억4800만원을 투자하는데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14개 업체에 150억48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틱아이티벤처투자도 지난 1월 투자가 전무했던데 이어 4월까지 10억원 안팎의 미미한 투자실적(2월 20억원)을 보였으나 지난달에는 7개 기업에 43억5000만원을 투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LG벤처투자도 지난 1월 30억원(4건), 2월 15억원(1건), 3월 60억원(7건), 4월 20억원(3건)을 투자한 데 이어 5월에 4건, 45억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외에도 삼성벤처투자가 매월 투자금액을 늘려 지난 5월말까지 25개사에 349억8500만원을 투자했으며 동원창투도 지난달까지는 총 3건에 16억6200만원을 투자한 데 그쳤으나 이달에는 50만달러의 해외투자를 집행하는 등 투자를 급속히 늘려갈 예정이다.
벤처캐피털업계 관계자는 “4월 들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벤처캐피털들이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며 “벤처캐피털들의 투자재개와 더불어 벤처업계 전체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