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는 언제 부활할 것인가.
IT주들이 횡보세를 거듭하며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증시에 적지않은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국내 증시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IT주를 제외한 채 랠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대형 IT업체의 2·4분기 실적경고가 다시 잇따르면서 전세계 IT주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미국 정부의 연이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IT업체들이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실적을 개선시키지 못함에 따라 경기침체가 장기국면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암울한 기운이 미국 증시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통신 등 국내 대표 트로이카주들이 최근 한달동안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지루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면서 대다수 IT주들의 주가가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전통적인 가치주에 매기가 몰리며 종합주가지수 600선을 회복했으나 5일 다시 590선으로 물러앉자 증시에선 다시 한번 IT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혹시나 하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렇다면 IT주가 언제쯤이면 횡보세를 마감하고 다시 증시의 선봉장으로 그 면모를 갖추게 될까.
증시전문가들은 IT주는 국내외 경기회복에 힘입어 3·4분기 바닥을 확인하고 4·4분기에 상승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 증권팀이 국내 10개 증권사 주요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4·4분기에 IT주가 본격적인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등 3개 증권사는 3·4분기에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으며 삼성증권은 현재 IT주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IT주가 4·4분기에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애널리스트들은 국내외 IT업체들이 2·4분기 실적악화→3·4분기 바닥탈출→4·4분기 실적개선 등의 사이클을 거치며 주가도 4·4분기부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문광 현대증권 전략팀장은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이 1·4분기만해도 IT업체들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소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2·4분기들어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3·4분기 이후에나 IT업체들이 실적개선을 통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주가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3·4분기 상승을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경기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업체의 자율감산 등으로 4·4분기에 반도체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경기를 선반영하는 주가는 3·4분기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3·4분기에 본격적으로 상승하며 전반적인 IT주의 반등세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시황팀장은 “본격적인 IT주의 상승은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타나는 3·4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키는 반도체경기와 삼성전자가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시전문가들은 IT주에 대해 단기적으로 이달부터 시작된 예비어닝시즌(preanouncement)에서 업체들의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서머랠리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대형 IT업체들의 2·4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이상 여타 업체들의 실적개선도 힘들다는 분위기다.
박재훈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4분기 IT주 상승을 전제로) 연말에 종합주가지수는 750∼800선, 코스닥지수는 100∼110선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