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위가 홈쇼핑 프로그램공급업자(PP)에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방송발전기금으로 내도록 결정함에 따라 홈쇼핑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LG홈쇼핑은 방송위의 이번 결정으로 약 16억원을, CJ39쇼핑은 약 13억원을 방송발전기금으로 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4.4∼4.6%에 불과하기 때문에 16억원과 13억원을 기금으로 낼 경우 홈쇼핑 업체들은 300억∼350억원의 매출을 그대로 날리게 되는 셈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너무 많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올해보다는 내년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지난해의 경우 홈쇼핑 채널이 2개에 불과했고 의무전송 조항도 있어 영업환경이 그런대로 좋았지만 올해부터는 의무전송 조항이 폐지됐을 뿐 아니라 경쟁사도 3개나 늘어나 영업환경이 급속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홈쇼핑 PP들은 영업이익의 10%를 방송발전기금으로 내도록 한 데 대해 “방송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징수”라며 이번 기회에 홈쇼핑 PP들이 내고 있는 방송발전기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쇼핑 PP들이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모두 내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10%를 다시 방송발전기금으로 내는 것은 이중과세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또 홈쇼핑 PP의 의무전송조항 폐지로 인해 홈쇼핑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케이블TV방송국(SO)에 대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등 홈쇼핑 PP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방송발전기금 부과가 홈쇼핑 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이에 앞서 지난달 방송위에 제출한 건의문을 통해 “방송법에 명시된 홈쇼핑 PP의 방송발전기금 징수 근거가 희박해졌다”면서 TV홈쇼핑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복지의 증진을 위해 방송발전기금 부과는 5% 미만으로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한편 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2%, 4.7%였으며 LG홈쇼핑과 CJ39쇼핑의 경우 각각 4.4%, 4.6%로 홈쇼핑 PP의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