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IT투자 급감

 그동안 외국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전기·전자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외국인 투자가 올들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세계 IT경기 침체와 투자위축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첨단 벤처산업 육성을 표방하고 있는 국내 산업정책이 외국인들에게는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어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IT분야의 외국인 투자유치 위축은 외국인들이 국내 제조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돼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IT산업의 외국인 투자는 86건, 2억67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이 분야에 109건,14억1400만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진 것과 비교할 때 매우 큰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지난 5월까지 IT분야 외국인 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건수로 21.1%, 금액으로 81.1% 감소했다.

 IT분야 외국인 투자가 이처럼 대폭 줄어든 것은 전세계 IT경기가 침체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IT분야 투자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IT투자국인 미국의 한국 총투자액은 지난 5월까지 21.2% 줄었으며 일본의 총투자액도 45.8%나 감소했다.

 다만 미국·일본과 달리 한국 투자비중이 낮았던 EU는 올들어 전기·전자통신 등 첨단 IT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크게 늘어나 지난해 동기대비 37%의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IT분야 투자(지난해 1∼5월 기준 총투자의 31%)가 저조해짐에 따라 국내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유치도 큰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분야 외국인 투자는 지난 5월까지 7억400만달러에 그쳐 지난해 동기 24억4000만달러보다 무려 71.1% 줄어들었다. 이에따라 지난 5월까지 외국인 총투자액 중 제조업 분야는 불과 12.9%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53.6%에 이르렀다.

 이에반해 서비스 분야는 SK텔레콤의 지분매각 등에 힘입어 지난 5월까지 총 47억66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125.6%나 증가했으며 전체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동기 46.4%에서 87%로 뛰어올랐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