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당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미공개 러시아 클래식 음원 40만 타이틀의 아시아 배급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로 상한가까지 급등했다.
예당은 7일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 국영방송 오스탄키노의 자료보관실에 소장된 음반 중 구소련 시절 정치적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던 40만장의 음원 아시아 배급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권 계약은 지난 98년 미국의 파이프라인뮤직이 러시아 정부와 음원 판권 계약을 맺은 것을 예당이 파이프라인측과 아시아 판권 독점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예당측은 “파이프라인과 아시아 판권료 50만달러, 로열티 18%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음원이 총 90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으로 싼 계약조건”이라고 말했다.
예당은 이번 계약과정에서 일본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87년 구소련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공연을 비롯해 90년대 이후 ‘백야 축제’ 참가, 한러문화교류협회 활동 등 러시아측과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어 온 것이 이번 계약 성사에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당측은 판권계약을 맺은 음원 가운데 로스트로포비치를 비롯해 베토벤 연주의 명해석자로 알려진 피아니스트 에밀 길레리스, 서울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 스바토슬라브 리흐테르의 연주곡집 등 100장을 오는 7월부터 국내에 발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예당의 판권계약 발표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클래식음반 시장규모는 현재 200억원 정도로 전체 음반시장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시아지역, 특히 일본시장의 경우 국내 시장보다는 이 시장 규모가 크지만 실제 어느 정도의 매출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것이다.
김민정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예당측이 판권을 확보한 러시아 음원은 질적으로 우수한 것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클래식음반 시장이 마니아층 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질 높은 음원들로 어떤 사업계획을 마련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27배를 넘어서는 등 주가수준이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판권계약이 장기적인 호재가 될 수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주가를 상승추세로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