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정통부 업무조정 막바지

 산자부와 정통부의 업무중복에 따른 조정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정통부와 산자부는 재경부의 중재아래 그동안 수차례 공식·비공식 접촉을 갖고 업무중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11개 항목에 대한 조정작업을 벌였다.

 양 부처는 특히 지난 2일과 4일 잇따라 재경부와 공동으로 회합을 갖는 등 이번주 내에 조정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양 부처는 그동안 IT표준화, eXML표준화, 전자화폐표준화, 음성정보기술, 차세대PC, 주문형반도체(ASIC), 전자상거래, ASP, 해외벤처지원센터, SW품질인증, IT인력양성 등 11개 항목에 대한 조정작업을 시도, 대부분 업무조정에 잠정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조정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IT표준화, ebXML표준화, 차세대PC 등 3건이고 나머지 8건은 상호 업무를 존중해 정책중복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표참조

 특히 진통을 겪고 있는 전자화폐표준화는 산자부와 정통부의 산하기관과 단체들이 표준화통합포럼 컨소시엄에 참여해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으며 전자상거래정책은 정통부가 산자부의 영역임을 인정키로 합의했다.

 또 SW품질인증의 경우 산자부의 시책이 산업용기기에 들어가는 SW 평가에 국한돼 정통부의 SW품질인증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상호 수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ASP의 경우 산자부는 전통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에, 정통부는 ASP산업육성에 초점을 맞추되 현재 정통부가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ASP지원 시범사업은 추후 논의를 통해 재조정키로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양 부처는 IT표준화와 ebXML표준화에서는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고 포스트PC에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는 IT표준화를 기술표준원이 주관하는 국가 표준화체계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정통부는 정보통신기기 표준화처럼 IT표준화도 정통부에서 관장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bXML표준화 역시 산자부는 이미 기술표준원과 전자거래진흥원에서 국가표준체계에 따라 표준화작업을 펼치고 있어 정통부의 작업이 중복의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통부는 전산원과 ETRI가 수행하는 작업은 기술개발작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기술과 관련된 표준화는 정통부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차세대PC와 관련해서는 양 부처가 차세대PC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이나 성격을 내놓지 못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해 논의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재경부는 양 부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서로 업무영역이 유사한 점이 많은 상황에서 부처 업무영역 자체를 구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유사정책이라도 중복없이 차별화하는 쪽으로 업무조정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산자·정통 양 부처의 업무조정작업은 정책중복을 없애는 임시방편에 그칠 것으로 보여 부처 업무영역을 구분하는 원칙적인 업무구분작업은 향후 정부조직개편과 같은 큰 틀 안에서 재시도될 전망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