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인터넷은 공짜’라는 마인드 개선에서부터 법과 제도를 고치는 방안까지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물론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까지 인터넷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을 새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아이디어나 콘텐츠 자체가 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인터넷 비즈니스 속성상 지재권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경고한다. 아이디어는 물론 시스템과 콘텐츠, 관련기술 등에 광범위하게 특허를 신청하고 문제발생시 가처분신청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재권 분쟁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창작자의 동의 없이 콘텐츠를 무단으로 옮기는 일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 저작권에 대한 이해 없이 이뤄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인터넷에 공개했으니 자유로운 복제가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 내용이 저작물 보호를 받듯이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 제공된 콘텐츠도 당연히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 콘텐츠나 비즈니스모델 개발 시작단계부터 지재권을 먼저 염두에 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과 제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전문가들은 또 관련 법 체계 정비도 좀더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인터넷 관련법은 지재권과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보호법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이 두 법은 법조문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한 번 분쟁에 휩싸이면 판결까지 길게는 3년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인터넷 특허분쟁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빨리 이에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시대의 기술발전 속도가 법제 속도를 뛰어넘으면서 인터넷 지재권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항과 각론 위주의 법제도가 마련될 때 불필요한 지재권 분쟁을 막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대안이라는 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이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도 인터넷 지재권 분쟁과 관련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전한 인터넷 문화가 시급하다=인터넷 지재권 분쟁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역시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키는 길이다.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가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도 중요하고 함부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최근 법정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찬반 양론이 치열한 ‘소리바다’나 ‘냅스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네티즌 스스로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인터넷에서 남의 정보를 공유한다는 데 익숙해 있다. 이 같은 네티즌의 마인드와 문화를 먼저 개선하지 않고는 인터넷 지재권 분쟁은 갈수록 늘고 해결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자신이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만든 인터넷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온라인 텍스트·영상물·데이터베이스·비즈니스모델·도메인·디자인 등이 함부로 도용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콘텐츠가 얼마나 큰 자산인지를 모두가 알고 사이버상의 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것만이 인터넷 지재권을 인터넷 기업의 경쟁력과 산업발전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