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둔화와 불확실성, 내수부진과 수출감소 등에 따라 올해 투자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주요 기업들은 설비확장과 정보화 등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기본적인 투자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비투자비중이 높은 전기·전자·컴퓨터·정보통신 등 IT분야 주요업체들의 올해 설비투자는 대폭 감소할 것으로 조사돼 IT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수출 유망산업 육성은 구호에 그칠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5월 한달 동안 매출액 기준 상위 2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상반기 설비투자 실적 및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200대 기업의 올해 투자는 총 27조8318억원 정도로 지난해(26조4684억원)보다 5.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에 비해 21.6% 증가한 것으로 전체적인 투자활동은 위축되고 있지만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투자활동은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컴퓨터 및 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은 24.2%, 반도체는 4.8%나 설비투자를 줄일 것으로 조사돼 IT산업의 경기회복이나 국제경쟁력 제고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업계는 지난해 설비투자에 6조790억원을 사용했으나 올해는 5조7863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4.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전자부품은 지난해 2조3817억원에서 올해 2조1885억원으로 전년대비 8.1%, 컴퓨터·통신기기 주요 제조업체들은 작년 4144억원에서 올해 3346억원으로 무려 24.2% 격감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비투자는 설비확장을 위한 투자가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53.5%)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내정보화, 전자상거래, 컴퓨터 등 정보화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화투자는 지난해 8227억원이었으나 올해에는 이보다 35.0% 늘어난 1조111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더욱이 설비확장을 위한 투자에도 정보화투자가 기본적으로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정보화투자 증가폭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재원 조달방식에서는 내부유보자금이 지난해 61.8%에서 올해 6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직접금융은 지난해 21.3%에서 올해 14.9%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은 지난해 11.0%에서 올해 16.1%로 큰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