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전자구매 `바람`

 금융권에서도 구매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e비즈니스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고객과의 접점 강화를 위해 인터넷 뱅킹 시스템 구축 등에 주력해왔던 전략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특히 제조업체가 아닌 서비스업체가 전자구매(eProcurement)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 금융기관의 선택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택은행, 한미은행, 한빛은행을 비롯해 주요 금융기관들이 최근 외부 B2B 사이트를 통한 소모성비품(MRO) 구매를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더 나아가 일부 금융업체는 전자구매시스템 도입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실제로 전자구매시스템 솔루션을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은행, 보험, 증권부문에서 각각 1곳씩 전자구매시스템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다”며 “다른 업종에 비해 신시스템의 확산속도가 빠른 금융권이란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금융권에서도 e프로큐어먼트에 대한 관심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그동안 금융권이 외형적인 매출성장에 초점을 맞춘 e비즈니스 전략을 펼쳐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내부의 비용절감효과를 통한 경영투명성 제고도 확보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주택은행은 최근 외부 B2B 사이트를 통한 소모성비품 구매비율을 높이기로 결정하고 온라인구매 효율성의 총체적인 점검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고려해왔던 전자구매시스템 도입에 대한 전략을 다시 세우고 늦어도 올해안에는 이 시스템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미은행도 다품종 소량구매란 특성을 감안해 우선 기존 거래업체와 인터넷을 통한 구매를 강화하고 올해말까지 약 20억원 이상에 달하는 비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예정이다. 특히 온라인 구매에 대한 검증 차원에서 구매물품을 다양화하고, 거래업체를 점차 늘려 자체 구매시스템까지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한빛은행은 현재 전체 소모성비품 구매비용 중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율이 약 10%를 상회하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전산소모품, 인쇄물을 위주로 거래되는 지금의 구매형태를 벗어나 거래품목과 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