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전자신문 공동>게임강국으로 가는길(13)차세대 게임 시장을 대비하자

 전세계적으로 게임산업은 오락실용 게임에서 출발해 가정용 게임, PC 게임, 온라인 게임 등으로 발전해왔다. 이같은 게임산업의 발전추이는 IT산업, 특히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관련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메인프레임을 비롯한 전용기기가 득세할 때 폐쇄 플랫폼 기반의 아케이드 게임과 가정용 게임산업이 생겨 났으며 개방형 플랫폼인 PC가 등장하면서 PC 패키지 게임산업이 꽃을 피웠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01년에 들어서면서 전세계 IT산업의 화두는 무선 인터넷과 정보기기로 바뀌고 있다. 이동 전화망을 기반으로 한 무선 인터넷이 유선 인터넷을 대신하고 있으며 IT산업의 최강자였던 PC가 각종 정보기기를 비롯한 포스트 PC에 자리를 조금씩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IT산업의 흐름에 맞춰 게임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이른바 차세대 게임산업이라는 분야가 하나씩 생겨나고 있다. 표1참조

 아직까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차세대 게임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게임산업의 진화단계로 볼 때 가장 늦게 시장을 형성한 온라인 게임 이후 생겨난 모든 게임을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나열하면 △이동 전화망을 기반으로 한 무선 인터넷 게임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비롯한 휴대형 정보기기용 게임 △디지털 TV용 게임 등이 꼽힌다. 표2참조

 이들 차세대 게임산업은 한결같이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로서 향후 5년 이내에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차세대 게임 분야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아직까지 메이저 업체가 출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이 선점할 경우 세계시장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게임 중에서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무선 인터넷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 분야는 세계적인 무선 인터넷의 붐에 힘입어 향후 5년 이내에 온라인 게임에 이은 제5의 게임시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리서치 기관들은 한결같이 향후 몇 년 안에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데이터퀘스트는 미국과 서유럽 등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발생하는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2004년에는 약 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표3참조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는 2005년까지 서구유럽과 미국에서 전체 휴대폰 이용자의 80%에 해당하는 2억명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 게임을 즐길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를 통해 얻어지는 매출도 2003년 16억달러에서 2005년에는 60억달러에 달하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국내의 모바일 게임산업은 무선 인터넷망을 비롯한 인프라와 개발 업체들의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전세계적으로 수위를 다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는 지난해 1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규모가 올해에는 200억원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표4참조 또한 향후 몇 년 동안 연평균 100% 이상씩 늘어나 2003년에는 1000억원을 넘어서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03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규모는 1062억원에 이를 것이며 이같은 규모는 데이터퀘스트에서 예측한 2003년 아시아태평양권의 모바일 게임 시장규모인 3억4899만달러의 약 25%를 점하는 비중이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일본 다음 가는 아시아 맹주로 부상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처럼 국내 모바일 게임은 세계 3위로 부상할 잠재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밝지 않다. 무엇보다도 관련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놓은 업체만도 50여개에 이르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1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규모가 고작해야 1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업체당 1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 국내 모바일 시장은 포화상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유사 업체들간의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규모 CP들이 컨소시엄 등을 통해 퍼블리셔 기능까지 갖춘 콘텐츠 집단(CA:Contents Aggregator)을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는 현재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에 유리하게 돼 있는 사업환경을 개선하고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포스트 PC의 주력 기기로 부상하고 있는 PDA용 게임이나 디지털 세트톱 박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 분야도 향후 급성장할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휴대용 게임 분야에서는 지오인터랙티브, 플럭스, 씨그라프트, 브룩소 등 전문 업체들이 세계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향후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아케이드 게임, PC 게임, 비디오 콘솔 게임 등은 이미 세계 메이저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반면 이들 차세대 게임 시장은 말 그대로 무주공산인 만큼 업체들의 시장 선점노력과 정부의 지원책이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면 한국이 세계 3대 강국으로 무혈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