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반·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11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캐피탈, 코웰창투 등이 투자한 영화 ‘친구’가 기존의 국내 영화 흥행기록을 갈아 치우며 대박(?)을 터뜨리자 벤처캐피털들이 주춤했던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벤처캐피털과 영화 제작배급사 등 엔터테인먼트 회사간 제휴를 통해 영상펀드를 결성하는 것은 물론 벤처캐피털들이 제휴사에 지분을 출자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해 투자 전문성을 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문화콘텐츠 투자가 펀딩후 단기간내 투자회수와 고수익 창출이라는 매력을 갖고 있는데다 조합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영화를 통한 자사 홍보 등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는 강제규필름(지분 20%), 한일흥업(7.8%), 캐릭터플랜(5%) 등에 지분 참여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내 엔터테인먼트팀을 통해 음반전용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게임,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벤처캐피탈(대표 조복래)도 최근 영화 ‘친구’의 제작배급사인 코리아픽쳐스에 지분을 출자해 영상투자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산은캐피탈(대표 김재실)은 영화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엔터테인먼트팀을 결성했으며 100억원대의 영화펀드 결성도 추진중이다. 또 최근 디지털드림스튜디오가 제작하는 극장 및 TV용 애니메이션 ‘리니지’에도 20억원을 투자했다.
무한기술투자(대표 이인규)의 경우는 ‘무한영상벤처투자조합’의 영상투자실무를 담당하기 위해 펀드의 자회사 성격인 아이픽쳐스를 통해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픽쳐스는 자금 관리는 물론 프로젝트 발굴, 제작관리, 판권에 대한 재판매, 온라인마케팅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민기술금융(대표 조춘환)은 최근 영화제작과 투자를 담당하기 위해 30%의 지분 출자로 케이엠컬쳐를 설립했으며, 소빅창업투자(대표 허재만·박현태)는 소빅멀티미디어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케이엠컬쳐를 일반조합원으로 참여시켜 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센츄리온기술투자도 60억원 규모의 멀티미디어 투자조합 결성에 베어엔터테인먼트를 끌어들여 시나리오 발굴에 나섰고 한능벤처기술투자(대표 권덕만)는 50억원 규모의 KMAV 1호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새롬엔터테인먼트(27억원)를 조합원으로 참여시켜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드림벤처캐피탈, 신보창투, 튜브인베스트먼트, 페타벤처캐피탈, 드림디스커버리 등도 영화사와의 제휴를 통해 영화·애니메이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의 경우 이미 국내 영화제작비의 30% 이상이 벤처캐피털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만 약 5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니메이션, 게임, 음반 등이 만들어내는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문화콘텐츠 전반에 대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